김혜숙 이대 신임총장 "촛불열기는 이화정신 살아있음을 증명"
단과대학 신설 논란·정유라 특혜 등 사과…"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김혜숙 이화여대 신임 총장이 지난해 단과대학 신설 논란에서 촉발된교내 시위와 정유라 특혜 등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도약 지평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총장은 31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캠퍼스에서 열린 학교 창립 131주년 기념식 및 제16대 총장 취임식에서 공식적으로 총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학교 역사상 최초로 교수, 직원, 동창, 학생 등 교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선제 선거에서 선출됐다. 지난 25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득표율 57.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지난해 우리는 내외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며 "저는 이화의 새 총장으로 사회가 이화에 보여준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에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단과대학 신설 논란과 '정유라 특혜' 파문 관련 사과부터 건넨 김 총장은 "동시에 지난해 경험을 전화위복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본교를 시작으로 전국에 퍼져나간 촛불의 열기는 한국 최초로 근대 여성교육을 펼치며 시대를 이끌어온 이화 정신이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학생들의 교내 시위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학내 사태로 인해 이화 구성원들이 겪었던 어려움은 여전히 치유와 극복이 필요하다"며 "구성원 간 믿음을 회복해 서로 섬기고 소통하며 발전하는 이화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김 총장은 "2018년 말 강서구 마곡지구에 첨단 글로벌 새 병원이 완공되고 세계 최초 여자 공과대학인 본교 공과대학은 올해 '엘텍(ELTEC) 공과대학'으로 확대 개편돼 출범했다"며 "이화가 세계적 수준 교육·연구의 산실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엘텍 공대와 마곡병원은 이화의 미래를 향한 중요한 실험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불안하고 실험적이지만, 이화는 그 불안한 길을 확실한 걸음걸이로 걸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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