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주택공원 복합업무단지 개발 속도 내나
개발용역 진행 중…입주업체 퇴거 집단 거부 변수로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성남시가 분당 탄천변 주택공원 부지를 첨단복합업무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은 분당선·신분당선 정자역, 미금역과 네이버 그린팩토리가 인접한 곳으로, 분당벤처밸리에서 백현지구를 거쳐 판교테크노밸리로 이어지는 분당-판교 벨트의 새로운 한 축을 형성할지 주목된다.
성남시는 분당구 정자동 주택공원 내 주택전시관 무상임대 기간이 2015년 6월 30일 만료됨에 따라 같은 해 12월 주택전시관 일원을 시가지화 예정용지로 지정했다.
이후 정책부서의 전략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택전시관 활용방안 검토를 거쳐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열린 중간 용역보고를 보면 전체 부지 23만4천999㎡ 가운데 주택전시관을 포함, 약 9만9천㎡를 복합업무공간(SW-ICT 콤플렉스)과 공공공간(주민 맞춤형 편익시설)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복합업무공간은 중소규모 기업체들을 위한 오피스 공간 제공을 중심으로 다양한 업무지원이 집적한 형태의 복합기능 업무단지이며, 공공공간은 인재교육·복지·공공행정·문화 분야 종합 공공시설이다.
총사업비가 6천억원대로 추산되는 이번 사업의 추진방식으로는 공공개발(시 또는 공사 자체개발), 민간개발, 민관합동개발(특수목적법인 개발)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사업 목적 달성, 투자재원 및 수요확보 가능성, 사업 전문성 등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다.
앞으로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도시관리계획 변경, 지방재정투자 심사, 타당성 조사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0년 이후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분당 주택공원은 ICT 산업 등 미래산업의 새로운 성장 거점과 교육·문화·체육시설 등 시민 친화공간이 적절히 어우러진 복합업무단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판교테크노밸리에 이은 창조경제밸리 조성으로 기업 유입이 증가하는 산업 수요에 대응해 가용 용지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주택전시관에 입주한 기존 업체들이 퇴거를 거부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주택공원 부지를 개발하려면 현재 임대업체가 영업 중인 주택전시관 활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주택전시관은 아파트 분양을 목적으로 1995년 6월 부지 3만924㎡에 건물전체면적 2만7천813㎡의 건물을 지어 20년간 무상사용을 조건으로 시에 기부채납했다.
이후 2015년 6월 30일로 무상 사용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시는 한국주택협회에 반환해달라고 통보했으나 입주업체들이 생존권 보장과 영업 연장을 요구하며 퇴거에 불응해 소송까지 벌였다.
주택협회가 제기한 명도 소송은 1심 원고 승소에 이어 항소심에서 조정이 성립됐다.
조정문은 2016년 10월 31일까지 인도집행을 유예하되, 유예기간 만료 1개월 전까지 1회에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인도집행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주택협회는 인도집행 유예기간이 올해 4월 30일 만료되자 이달 1일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입주업체들은 법원 조정조서에 명시된 '1회 6개월 이내 인도집행 연장 요청' 조항을 "계속해서 6개월씩 인도집행 유예가 가능하다"고 해석하며 올해 10월 말까지 추가 연장을 요구하며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
이곳에는 그동안 28개 업체가 입주해 영업해왔으나 최근에는 가구 및 건축자재 업종을 중심으로 18곳이 남았다.
성남시는 무상 사용 기간이 종료된 만큼 반환을 요구하며 2015년 7월부터 주택협회에 변상금(사용료)을 부과해 지금까지 4억4천만원을 받았다.
성남시는 입주업체가 퇴거하면 개발사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드론체험장, 주민 생활스포츠시설 등으로 단기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기존 입주업체에 임대연장에 대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상 수의계약 불가, 추가 명도 소송 우려 등을 들어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하며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주택협회가 퇴거 조치 이행을 완료하면 내부시설을 공공시설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일부는 문화 관련 자료 보관용으로 단기 활용할 계획"이라며 "사용 기간이 종료된 만큼 원상태 반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허가조건에 명시한 대로 변상금을 징수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등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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