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칭화파 굴기"…부상하는 시진핑의 '칭화대 3인방'
천지닝 베이징 대리시장·천시 당중앙조직부 부부장·후허핑 산시성장
천시 부부장, 시진핑 주석과 칭화대 동기이자 룸메이트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지난 27일 중국 정치권에 인사이동이 있었다.
차이치(蔡奇) 베이징 시장이 베이징시 당서기에 임명된 것 외에도 천지닝(陳吉寧) 환경보호부장이 베이징시 부시장 겸 대리시장으로 발령 나면서 공석이 된 베이징시장 자리를 맡게 됐다.
신임 천지닝 부시장은 칭화대에서 토목환경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으로, 2012년 칭화대 총장을 맡았으며 2015년에는 환경보호부 부장으로 발탁된 '학자 출신 관료'다.
천지닝 부시장 외에도 천시(陳希) 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과 후허핑(胡和平) 산시(陝西)성 성장도 칭화대 출신이다.
특히 천시 부부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칭화대 화학공학과 동기이자 룸메이트였다.
이들 '칭화대 3인방'이 중국 정계 고위직에 진출하며 중용을 받게 되자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새로운 용인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칭화대 당서기나 총장을 역임하고 시진핑 주석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는 이들 칭화대 3인방을 '신칭화파'로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같은 분류가 '파벌주의'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성과 관리 능력을 모두 갖추고 정계에 진출한 이들은 올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더욱 약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1964년생으로 현재 53세인 천지닝 대리시장은 이름 앞에 항상 '최연소'라는 표현이 붙어 다닌다.
그는 2012년 48세의 나이에 칭화대 최연소 총장 자리에 올랐고 2015년 51세 때 환경보호부장에 임명되며 중국 공산당 창당 이후 최연소 국무원 부장에 발탁됐다.
천지닝 대리시장은 명실상부한 학자형 관료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여러 개 갖고 있다. 그는 1989년 칭화대 환경과학공학과 부주임, 2006년 칭화대 부총장에 이어 6년 후 칭화대 총장으로 승진했다.
천지닝 대리시장은 전문성과 관리 능력을 모두 갖추고 정계에 진출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특히 천시 부부장은 칭화대 당서기 시절 당시 천지닝 환경과학공학과 주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동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여러 차례 천지닝 주임이 "아주 능력 있는 젊은이"라고 추켜세웠다.
천시 부부장은 칭화대 재직 시절 천지닝을 칭화대 당 상무위원에 이어 칭화대 부총장 겸 비서장 등으로 초고속 승진시켰다. 그는 환경보호부장 때 중국 역사상 가장 엄격한 환경보호법을 만드는 등 탁월한 업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계 관측통들은 천지닝의 정치적 미래가 아주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치권 인사 발령의 '조타수'로 불리는 천시 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은 당 총서기급의 신임을 받고 있다.
올해 64세인 천시 부부장은 칭화대에서만 30년간 근무하며 1993년 칭화대 당부서기, 2002년 칭화대 당서기를 거쳐 2008년 교육부 부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이어 랴오닝(遼寧)성 부서기, 중국과학협회 당서기 등을 역임했다.
시진핑 주석과 함께 기숙사 2층 침대 아래 위층을 함께 쓴 천시 부부장은 2013년 시진핑 주석 집권과 함께 당 중앙조직부에 들어와 중국 공산당과 관료들에 대한 인사권을 주무르고 있다.
소식통들은 최근 중국 공산당이 관료사회에 대한 사정과 조직 및 인사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천시 부부장이 관료사회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는 1962년생 후허핑 성장도 칭화대 당서기 출신으로 사회생활의 절반 가까운 20여 년을 칭화대에서 보냈다.
그는 2006년 칭화대 부총장, 2년 후인 2008년 칭화대 당서기를 역임한 뒤 저장(浙江)성 조직부장을 거쳐 2015년 산시성 당부서기, 2016년 4월 산시성 성장으로 승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후허핑이 거의 1년여 만에 당부서기에서 성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그는 칭화대 재직 당시 천시 부부장과 명콤비였다. 지난 2006년 2월 천시 당시 칭화대 당서기는 후허핑 인사처장과 천지닝 환경과학공학과 주임 등 2명을 부총장으로 발탁했다.
이들 3인방의 칭화대 동거 체제는 천시 부부장이 지난 2008년 11월 교육부 부부장으로 발령 날 때까지 이어졌다. 정계 소식통들은 "천지닝과 후허핑이 최근 고속 승진을 거듭한 것과 이들의 칭화대 상사인 천시와의 관계가 무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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