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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구 아닌 시대적 상징물"…단추로 조명한 프랑스 근현대사

국립중앙박물관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프랑스에서 단추는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었습니다. 신분과 권력의 상징이자 예의범절을 나타내는 도구였죠. 개인의 사물에 공동체의 신념이 어떻게 담겼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매체입니다."

'패션의 나라'로 불리는 프랑스에서 작은 소품인 단추가 어떻게 변했는지 조명하고, 이를 통해 사회사와 문화사를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과 함께 18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프랑스에서 제작된 단추, 의복, 서적, 사진 등 유물 1천800여 건을 선보이는 특별전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를 30일부터 개최한다.


전시 개막에 앞서 29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백승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작은 사물을 통해 역사를 해석하는 미시사적 관점에서 전시를 구성했다"며 "프랑스에서 제작된 단추의 재료와 제작기법이 매우 다양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복식사를 개괄적으로 설명한 프롤로그에 이어 18세기, 19세기, 20세기로 나눠 단추와 복식을 소개한다. 이때 프랑스는 절대 왕정부터 프랑스혁명, 나폴레옹의 등장, 산업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 큰 역사적 사건을 겪었다.

백 연구사는 전시를 18∼20세기로 한정한 이유에 대해 "17세기까지 단추는 고가의 장식품이었으나, 18세기부터 상류층은 물론 서민들도 단추를 사용했다"며 "18세기는 개인과 사회의 모습을 담은 온갖 단추가 제작된 단추의 황금기였다"고 설명했다.

18세기 단추로는 프랑스 삼색기처럼 청색·백색·적색으로 이뤄진 프랑스혁명 기념 단추, 광물·식물·곤충을 넣은 단추, 당시 성행했던 풍습인 열기구를 그려 넣은 단추 등을 볼 수 있다.


이어 19세기가 되면서 부르주아의 신문화가 단추와 복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남성의 옷은 수수하고 단순해졌지만, 여성의 의복은 아주 화려해졌다. 또 주문 제작으로 만들어지던 단추가 공장에서 대량생산되기 시작했다.

백 연구사는 "여성의 옷에는 기능성이 없는 장식 요소의 단추가 등장했고, 새로운 예술을 의미하는 '아르누보' 경향이 반영된 단추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20세기 들어서는 단추의 장식성이 더욱 강화됐다. 추상화가 유행하면서 단추 디자인에도 강렬한 색과 기하학적 무늬가 적용됐고, 단추를 예술로 승화시킨 앙리 암 같은 인물도 나왔다.

전시장에서는 수많은 단추 외에도 코르셋이 없는 드레스를 만든 폴 푸아레의 옷, 코코 샤넬의 경쟁 상대로 단추를 중시했던 엘자 스키아파렐리의 옷과 단추를 감상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유물은 대부분 단추 수집가인 로익 알리오가 모은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특별전이 남성적이고 웅장하다면, 이 전시는 여성적이고 아기자기하다"고 말했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7세기 우리나라 문헌을 보면 단추를 '단쵸'라고 썼다"며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단추들을 보면 단추가 일국의 문화를 읽는 단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8월 15일까지 계속된다. 이후에는 국립대구박물관에서 9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성인 9천원, 중고생·대학생 8천원, 초등학생 7천원, 만 5∼7세 유아·만 65세 이상 어르신 5천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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