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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1주기…시민·정치인·동료들 추모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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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1주기…시민·정치인·동료들 추모 발걸음

김군 비정규직 동료들 "야근하고 왔다, 또 일하러 간다"

"사고 기억하고 거울삼아 개선해야 제2의 피해자 막는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김현정 기자 = "누구나 희생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1주기인 28일 구의역 9-4 승강장 양옆으로 흰 국화가 수북이 쌓였다.

승강장 한쪽에는 연탄재에 꽂힌 국화도 눈에 띄었다. 그 옆에는 '피워야만 했던 가장 뜨거웠던 꽃'이라는 내용을 적은 종이가 붙었다.

승강장에는 이날 오전부터 사고 희생자 김모(당시 19세)군을 기리는 시민과 정치인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사고 당시 김군의 가방에 끼니를 때울 컵라면이 들어 있었던 것이 안타까웠던 듯 컵라면과 즉석밥, 물병 등을 국화 옆에 나란히 놓았다.

사고 승강장을 찾은 대학생 곽신영(21)씨는 "국가가 희생자를 낳은 게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며 "갓 성인이 된 아이가 무거운 짐을 졌는데 국가가 보호를 못 해줘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고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곽씨는 "다시는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은 일도 국가가 돌아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치동에 사는 주부 이경숙(44)씨는 "시민의 안전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일수록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고 더 잘 대접해야 더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중학생 박지연(14)양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기억해주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의역 승강장을 매일 이용한다는 대학생 박정원(24)씨는 "김군을 통해 비정규직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며 "그의 죽음은 절대 헛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28)씨는 "김군뿐 아니라 누구나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며 "김군을 우리가 기억해야 상황을 바꾸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군과 함께 일했다는 오모(38)씨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사고 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검은색 옷을 입고 오후 3시 30분께 찾아온 이들은 "1주년을 맞아 동료들과 함께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잠시 쉬는 시간이라 찾아왔다", "야간근무를 하고 왔다", "곧 다시 들어가 봐야 한다"며 현장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사고 다음 날이 김군의 생일인 것을 기억한 다른 직장동료는 이날 오후 승강장에 케이크를 놓고 가기도 했다.

스크린도어에는 사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김군을 기억하고 넋을 기리는 시민들의 추모 포스트잇이 달렸다.

포스트잇에는 "많이 아팠죠, 많이 무서웠죠. 우리가 미안합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나 미안해요" , "성과주의에 사용되는 노동자들이 더는 없도록" 등의 글귀가 적혔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전 대선후보 등도 현장을 찾아 추모에 동참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현장을 찾은 박 시장에게 "9호선 운영권 공모는 사실상 외주화"라며 "구의역 사고를 거울삼아 공모 추진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올해 3월에 창당했다는 청년정당 '우리미래'는 '참사 1주기 성명서'를 발표해 청년의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고 비정규직을 즉시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고 새 정부에 촉구했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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