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등판론' 고개…새 대표 후보군은
"黨 자산 총동원해야" vs "내부 원심력 커질 것"
유승민 '백의종군' 고수…김무성 의중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6·26 당원대표자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 등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대선 직후에도 당 안팎에서 유 의원이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제기됐으나, 유 의원이 직접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면서 사그라든 바 있다.
하지만 새 지도부 선출 일정이 정해지고도 '컨벤션 효과'는 커녕 대선 막판 미약하나마 탄력을 받았던 당 지지세가 갈수록 주춤거리자 유 의원의 역할론이 강하게 대두하는 모양새다.
대선 과정에서 유 의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청년층 지지율을 토대로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세를 키워야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논리이다.
유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선 직후 백의종군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당에 구심점이 형성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주장이 소위 '비유승민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게 이전과 다른 점이다.
재선의 하태경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에 출연, "바른정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실패할 경우 당의 생사존망이 걸려있다"면서 "(그래서) 지금은 당의 핵심 역량들이 총동원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유 의원은 현재 바른정당의 최고의 가치이고 최고의 자산 아니겠냐"며 '유승민 등판론'에 힘을 실었다.
하 의원은 이어 "(당원대표자대회가) 별로 국민적 관심도 못 끌어내고, 자칫 잘못하면 약간 마이너리그가 될 수도 있다"며 "유 의원 본인도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 겸손한 게 미덕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대선 선대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바 있는 한 측근 의원이 유 의원을 두 차례에 걸쳐 독대하고 당권 도전을 설득했으나, 유 의원은 백의종군 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 반대 여론도 상당하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 대표는 당의 얼굴인 동시에 내부 결속을 끌어내야 하는 자리인데 그동안 유 의원의 소통 방식 등에 대한 아쉬움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라며 "유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내부 원심력이 커져 당의 화합에 장애가 될 것이란 우려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의원은 "현실적으로 당의 투톱 격인 김무성 의원과의 관계를 푸는 숙제도 있다"면서 "선거 과정에서의 앙금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유 의원이 출마를 강행한다고 하면 자칫 당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유 의원을 제외해도 이미 출마군은 포화 상태다. 김용태·김영우·김세연·이혜훈·황영철 의원 등 3선이 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재선의 경우 정운천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들 중 김영우·김용태·황영철·정운천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김세연·이혜훈 의원은 유승민 의원과 각각 가까운 사이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오세훈·이준석 원외위원장,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 등 원외 인사들도 두루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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