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인권운동가 리밍저 '국가정권 전복혐의' 체포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아온 대만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 씨가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체포됐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인권운동가이면서 전 민진당 당원인 리 씨가 중국에서 두 달 이상 구금된 가운데 안펑산(安峰山)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이 지난 26일 저녁 '리밍저가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검찰기관 승인을 거쳐 최근 법에 따라 체포됐다'며 밝혔다고 전했다.
리 씨는 중국이 올해부터 시행한 '해외 비정부기구(NGO) 국내 활동 관리법'에 따라 구금된 뒤 체포된 첫 대만인이다.
안 대변인은 '리 씨가 국가안전에 위해되는 활동을 한 사실을 숨김없이 자백했다'며 사법기관이 그를 의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안 대변인이 '국가안전기관 조사에서 리 씨가 지난 2012년부터 중국을 자주 찾아와 활동하면서 관련 인물들과 내통해 행동강령을 제정하고 불법조직을 구성해 국가정권 전복 활동을 기획, 실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음을 전했다.
또 중국 국가안전부가 지난 3월19일 중국에 도착한 리 씨를 상대로 강제조치를 취해 심문을 거쳐 리 씨 등이 국가안전 위해활동을 한 사실을 자백받았고 사법기관에 송치했다고 전했다.
대만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리 씨는 지난 3월19일 마카오를 경유해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도착한 뒤 연락이 끊겼으며, 그 후 중국 당국에 구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부인은 리 씨가 병에 걸린 장모의 진료기록 등을 들고 현지 유명의사와 상담하기 위해 광저우(廣州)에 가려 했으며 업무차 방문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대만의 한 대학 교직원으로 일하는 리 씨는 평소 중국 인권 문제 등에 관심을 보이며 중국 내 비정부기구(NGO)와 왕성한 교류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반간첩법과 국가안전법을 발효시키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방첩 활동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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