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안 동성결혼은 아직?…대만 협의요청에 '노코멘트'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이 동성혼인 합법화를 기정사실화하고 관계법 개정을 위한 양안 협의를 제안한 데 대해 중국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협력 자체가 어렵게 됐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대만 사법원(헌법재판소)이 동성 혼인을 인정치 않는 현행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법 개정을 위한 양안 협의가 뒤따라야 하지만 중국의 이런 태도로 양안간의 동성결혼 허용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대만 자유시보 등은 궈타이반 안펑산(安峰山) 중국 대만 판공실 대변인이 전날 오전 대만의 동성혼인에 대한 사법원 판결과 관련해 '노코멘트'했다고 전했다.
안 대변인은 "관련 보도는 봤다"면서도 "양안간 동성혼인 문제는 중국 정부 관련 전담 부서에 문의하길 건의한다"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급진 독립성향 쉬융밍(徐永明) 시대역량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중국 대만판공실이 '하나의 중국'의 원칙이란 틀에서 대만을 대하면서 진보적 가치를 지닌 의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양안의 차이"라고 꼬집었다.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인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이날 중국에 대만과 관련된 혼인법 개정작업이 불가피하다며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이정(邱垂正)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양안인민관계조례' 또는 '홍콩·마카오조 조례'등 상관 법규의 수정이 필요하다"며 개정 작업을 중국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린취안(林全) 행정원장(총리)은 사법원 위헌 판결이 나오자마자 관련 부처에 법개정 준비를 지시했다. 행정원 측은 이르면 입법원(국회)의 다음 회기 중으로 법률 개정안이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이와 관련해 "사회는 이해와 포용, 존중의 태도로 자기 의견과 다른 사람을 대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중국에서도 동성혼인과 관련한 재판이 지난해 처음 열렸다.
중국 후난(湖南)성에서 쑨원린(孫文麟)과 우밍량(胡明亮) 씨가 동성 혼인신고를 거절 당하자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패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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