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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흥미진진" 알파고 페어대국…인간·인공지능 합작수로 공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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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흥미진진" 알파고 페어대국…인간·인공지능 합작수로 공조(종합)

서로 이해하고 보조 "다가올 미래의 모습"…롄샤오팀, 구리팀에 불계승

흑 81·83수는 인간과 AI의 합작품…알파고, 페어바둑서 파격수 더 많아

(우전<중국 저장성>=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알파고와 인간의 복식 바둑대국은 생각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수들이 연이어 쏟아졌고 서로 파트너의 수를 이해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였다.

26일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행사의 막간 대국으로 펼쳐진 알파고A와 구리(古力·34) 9단, 알파고B와 롄샤오(連笑·23) 8단 간의 복식 바둑대국(페어대국)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조를 탐색하는 기회로 부족함이 없었다.

인간과 알파고가 번갈아 가며 바둑을 두는 이 새로운 대전 방식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은 바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배워나가는 첫발을 내디뎠다. 대국의 승부는 결국 롄샤오 8단팀이 구리 9단팀에 백 220수에 불계승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알파고와 커제(柯潔) 9단의 대국이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 2층에 마련된 비공개 대국장에서 치러진 것과 달리 이번 페어 대국은 공개 무대에 마련됐다. 1천여석의 행사장에서 두 기사는 상기된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바둑을 둬나갔다.

대국을 치르는 바로 옆에서는 중국어로 바둑해설이 진행되고 있다. 마치 이벤트 같은 대국이었다.

알파고와 인간 바둑기사가 얼마나 서로를 잘 이해하며 공조를 취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던 만큼 역시 파트너와의 호흡이 가장 중요해 보였다.

초반엔 기사들이 기세를 보였고 알파고는 되레 냉정하게 착점했다. 팀별로는 롄샤오팀이 침착하고 냉정하게 둔 반면 구리팀은 다소 성급한 모습을 보였다.




한때 구리팀의 알파고는 구리 9단의 수에 다른 생각을 보이다가 이내 구리 9단의 수에 수긍했다. 구리 9단 역시 나중에는 알파고의 수를 인정하고 노선을 변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구리팀의 공세가 이어지자 롄샤오팀이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롄샤오 8단의 얼굴이 상기되기도 했다. 알파고는 알고 있는데 롄샤오 8단은 모르는 것 같은 분위기도 나타났다.

알파고의 수에 인간 기사들은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롄샤오가 한쪽을 버리고 다른 쪽을 취하는 바꿔치기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알파고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바꿔치기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페어대국의 절정은 인공지능이 인간과 생각을 맞춰나갈 수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구리 9단이 모종의 목적을 가졌지만 예측하기가 어려웠던 흑 81수를 냈는데 알파고는 구리 9단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흑 83수로 보조를 취했다.

알파고는 커제 9단과의 일대일 대국에서보다 변화가 많은 페어바둑에서 훨씬 파격적인 수를 많이 선보였다. 알파고가 둔 백 24수, 흑 31수, 흑 75수는 프로기사들도 깜짝 놀랄 파격수로 꼽혔다.

중반까지는 호흡이 잘 맞았던 구리팀이 앞서나가다 차분하게 대응해나가던 롄샤오팀이 좌변 흑진을 파괴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바둑팬들이 대국을 보는 재미와 긴장감은 이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김성용 9단의 관전평이 곁들여졌다. 앞으로 바둑대회에서는 인간과 인공지능 한팀 경기가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김성용 9단은 "이번 페어바둑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알파고의 강력한 진화가 확인된 이상 이번 페어바둑이 인간과 인공지능 간 공조라는 측면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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