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넥센의 숨은 김웅빈 "요즘 야구가 재밌네요"
2015년 SK에서 2차 드래프트로 이적
주로 대타로 출전해 타율 0.357 '깜짝 활약'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젊은 선수들의 보고(寶庫)다. 다른 팀에는 1군에 몇 명 없는 프로 1~4년 차 선수가 넥센에는 주전으로 당당하게 활약 중이다.
프로 3년 차 내야수 김웅빈(21)도 그들 중 하나다. 올해 김웅빈은 19경기에서 타율 0.357(42타수 15안타), 2홈런, 7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해 적은 기회에서도 타율 0.429(14타수 6안타)로 타격 재능을 보여줬던 김웅빈은 올해 본격적으로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김웅빈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로부터 2차 3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해 SK가 1차에서 포수 이현석, 1라운드(조한욱)와 2라운드(허웅)는 모두 투수를 지명해 김웅빈은 야수 중 두 번째로 뽑힐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넥센은 평소 눈여겨봤던 김웅빈을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명, SK에 3억원을 지불해 데려왔다.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김웅빈은 "루키군에 있을 때인데, 김경기 감독님이 부르더니 '너 다른 팀 가게 됐다. 열심히 하고, 너한테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여기서 이렇게 뛰고 있으니 좋은 기회였던 게 맞는 거 같다"며 웃었다.
1년 늦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웅빈은 팀 동료 김하성·임병욱·하영민 등과 친구이면서 1년 후배다. 모르는 게 있을 때 누구에게나 가르침을 청하는 게 그의 장점 중 하나다.
김웅빈은 "친구 (김)하성이 한테 많이 도움을 받는다. 내가 수비가 약점인데, 평소 하성이한테 많이 보고 배운다. 그리고 이택근 선배님은 베테랑답게 타격에서 많은 걸 가르쳐 주신다. SK에서는 최정, 박진만 선배님한테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웅빈은 타격할 때 독특한 버릇을 갖고 있다. 먼저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운 뒤, 투구를 기다리면서도 쉬지 않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앞에서 치자'고 속으로 말하던 걸 프로에 와서 입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원래 앞에서 치는 스타일이라 그렇게 해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쑥스럽게 말한 김웅빈은 "작년 2군에서는 (눈감고 중얼거릴 때) 사인 본다고 (상대가) 어필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제는 다들 알아서 어제는 타석 들어가니 김태군(NC) 형이 '그래, 이제 눈 감고 말해야지'라고 하셔서 웃겼다"고 이야기했다.
김웅빈이 1군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건 올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작게나마 이름을 알릴 기회가 있었다.
넥센은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4-5로 끌려가던 9회 초 2아웃에서 대타 김웅빈을 냈다. 김웅빈은 임정우와 상대해 삼진으로 물러나며 넥센의 2016시즌 마지막 타자가 됐다.
김웅빈은 "첫 포스트시즌 타석이라 엄청나게 긴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 야구가 재미있는데, 올해는 재미있는 상황에서 좀 더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4bun@yna.co.kr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