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크레인 사고 원인은 부품문제 '유력'…정밀감식 중(종합)
"같은 부품 없어 비슷한 부품 깎아 썼을 가능성 커"
(남양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양주 다산신도시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당국은 크레인의 노후한 부품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를 하고 있다.
25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가 난 크레인 잔해를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한 야적장으로 옮겨 정밀히 조사하고 있다.
국과수는 특히 크레인의 키를 높이는 인상작업(telescoping)을 할 때 마스트 하부를 지탱하는 기어 부분에 조사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고 이틀 전인 지난 20일 인상작업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해당 부분에 결함이 발견돼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업체는 당시 교체할 기어를 가져왔지만 크기가 맞지 않아 일부를 깎아낸 후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2일 인상작업이 다시 시작됐고 두 번째 마스트를 올리던 중 크레인이 부러지면서 참변이 일어났다.
해당 크레인은 2008년 스웨덴에서 제작된 후 2013년 한국에 수입돼 지금까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크레인은 제조사에 따라 부품의 규격이 조금씩 다르다"면서 "스웨덴에서 만들어진 크레인인데 딱 맞는 부품을 가져오는 게 힘들었을 것 같은 데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레인 인상작업은 마스트라고 불리는 추가 구조물을 기존 기둥 위에 쌓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스트를 끼울 틀 역할을 하는 '인상용 마스트'를 유압작업으로 들어 올려 틈을 만들고, 그 사이에 마스트를 끼워 넣어 고정하는 방식이다.
앞서 경찰과 국과수 등은 지난 23일 오후 현장 합동 감식을 하고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감식 결과 현장 근로자의 조작 미숙 등 과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부품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오후 4시 4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B9블럭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인상작업 중 크레인이 부러지면서 석모(53)씨 등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은 사고 당일 신축현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현장 안전조사를 진행 중이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작업중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남양주시는 관내 타워크레인 현장에 대해 한국건설안전협회와 안전보건공단 등과 함께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사고 직후 도내 크레인 사고 위험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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