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투자비중 확대…내년 15조원 증가
"국내증시 저평가 해소계기…대형호재"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25일 중기 자산배분과 내년 기금운용계획안에서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은 국내 주식시장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작년 말 각각 27%, 73%이던 해외투자와 국내투자의 비중을 2022년 말까지 각각 40%, 60% 안팎으로 조정하는 등 전체 국내투자 비중을 줄이면서도 국내주식 비중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매년 쌓이는 기금이 50조원임을 고려하면 작년 말 18.4%의 국내주식 비중을 유지한다고 해도 매년 9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증시에 추가로 투입되는 셈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내년 말 18.7%로 늘리고 2022년 말에는 20% 안팎까지 늘리기로 했다.
따라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주식 투자액은 작년 102조4천억원에서 내년 122조6천억원으로 증가한다.
지난 2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액이 107조원임을 고려하면 내년에만 국내주식 투자금액이 15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 비중까지 늘려가겠다는 것은 국내주식 수급 측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재정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이 비중을 유지하겠다고만 해도 투자액은 늘어날 텐데 비중까지 늘리겠다고 하니 상당한 호재"라고 강조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확대 소식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상태를 해소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 넘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코스피는 더욱 탄력을 받으면서 2,341.07까지 올라 장 중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한편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비중을 작년 말 27%에서 2022년말 40% 안팎으로 늘리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자산구성(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국내 시장은 아무래도 투자 대상이 한정돼 있다"면서 "다양한 투자처가 있는 해외 쪽에 투자자산을 늘리는 것은 모국투자편향(홈바이어스)을 해소하는 노력"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연금은 특히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작년 말 15.3%에서 내년 말 17.7%를 거쳐 2022년 말에는 25% 안팎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조 센터장은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글로벌 경기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우량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63조7천억원(11.4%)에 달하는 대체투자를 내년 말 81조9천억원(12.5%)으로 늘리고 2022년 말 목표 비중을 '10% 이상'이라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대체투자의 특성상 검토해야 할 요인들이 많아 '10% 이상'이라고 비중을 제시했을 뿐"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대체투자를 계속, 특히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늘려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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