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간직한 노근리평화공원…장미·연꽃 테마공간 변신
추모공간·휴식공원 구분…무겁고 삭막한 분위기 벗어나
내달 2일 합동위령제 개최…내년부터 장미축제 등 구상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한국전쟁 때 피란민 학살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충북 영동 노근리평화공원이 장미와 연꽃 등이 어우러진 테마공간으로 거듭난다.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은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학살현장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이 공원을 사랑·평화·인권 테마공간으로 재구성하는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2011년 국비 등 191억원을 들여 조성한 이 공원에는 위령탑과 평화기념관, 교육관, 60년대 거리 등이 있다. 한해 13만명이 찾는 역사 교육장이 됐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무겁고 삭막하다는 평이 많았다.
재단은 공원 복판의 하천을 중심으로 위령탑·평화기념관 일대를 추모공간으로, 맞은편 교육관 주변은 평화공간으로 구분 지었다.
방문객들은 추모공간에서 '노근리 사건'의 실체와 의미 등을 살펴본 뒤 평화공간으로 이동해 휴식하게 된다.
이에 맞춰 휴식공간은 화원 형태로 꾸며진다.
7천300㎡ 규모의 장미원을 비롯해 작약원(2천㎡), 연꽃정원(7천㎡), 생태습지 등이 만들어진다.
중심부의 하천 주변에는 금계국과 꽃잔디를 심고, 코스모스 길도 만들어 봄∼가을 10여종의 꽃이 공백없이 어우러지게 할 계획이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을 겨냥한 불빛 정원도 꾸며진다.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화원 조성공사가 마무리 단계여서 머잖아 아름다운 공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장미·연꽃축제 등을 여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근리 사건'은 1950년 7월 25∼29일 미군이 이 공원 인근의 철도를 따라 이동하는 피란민 대열을 향해 공중 공격과 기관총 사격을 가해 발생했다.
정부는 2005년 유족 등의 신고를 받아 사망 150명, 행방불명 13명, 후유 장애 63명을 희생자로 확정했다.
유족회는 내달 2일 이 공원 위령탑 앞에서 제67주기 합동 위령제를 열 예정이다.
유족회 관계자는 "해마다 사건이 발생한 7월 25일 위령제를 열었지만, 무더위로 힘들어 하는 고령의 유족을 고려해 올해는 앞당겨 행사를 연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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