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시설 건립' 놓고 곳곳에서 주민-사업자 '마찰'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시설 건립이 늘면서 환경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과 사업 시행사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 전기 사업 허가를 내주기 전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인천시 강화군에 따르면 한 민간사업 시행사는 이달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앞장술 해안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노면 정리 공사를 하다가 중단했다.
이 시행사는 인천시에 사업용 전기 설비 공사 계획을 신고했지만, 강화군의 개발 행위 허가는 아직 받지 않은 상태다.
강화군은 태양광 시설물은 20∼30년간 설치되는 대규모 시설이어서 자연 훼손이나 주민의 재산권 침해 등을 고려해 개발 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려면 우선 시·도의 전기 사업 허가를 받은 뒤 관할 군·구로부터 개발 행위 허가를 받게 돼 있다.
그러나 개발 행위 허가는 국토 계획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여러 기준에 맞아야만 내줄 수 있어 상대적으로 받기가 까다롭다.
해당 법률의 개발 행위 허가 기준에는 건축·공작물이 주변의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아야 하고 개발로 인해 주변 지역에 대기·수질·토질 오염, 소음, 진동 등 환경 오염을 일으킬 우려가 없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전기 사업 허가를 받았는데도 개발 행위 허가가 나지 않으면 사업 시행사와 지자체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강화군 관계자는 "전기 사업 허가를 받았어도 관할 지자체의 개발 행위 허가를 받아야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3월 충북 진천군 초평면에서도 미리 전기 사업 허가를 받은 민간사업자가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 하자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업자는 지난해 11월 전기 사업 허가를 받고 초평면 두타산 8만9천여㎡ 일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서 자연환경을 파괴하면 진천을 대표하는 관광지의 관광객이 줄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갈등이 자주 빚어지는데 이는 사업 관련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공유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의 에너지 자원을 쓰는 만큼 유럽처럼 해당 지역 주민이나 공동체가 직접 공동 사업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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