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그레이엄, 트럼프 예산안 비판…"의회도착 즉시 사망"(종합)
그레이엄, 국무부 예산 29% 삭감에 "더 많은 '벵가지사건' 발생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과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 1일∼2018년 9월 30일) 예산안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매케인 위원장은 국방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예산안은 의회 '도착 즉시 사망'(dead on arrival)이라고 단언했고, 상원 세출위원회 국무·외국작전·관련 프로그램 담당 소위원장인 그레이엄 의원은 국무부 예산 대폭 삭감을 문제 삼으면서 제2, 제3의 '벵가지사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트럼프 예산안에 대해 비판적인 가운데 이처럼 공화당 내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아 트럼프 예산안이 의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먼저 매케인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정부가 국방 예산을 6천30억 달러(약 677조4천705억 원)로 편성한 것을 문제 삼았다.
비(非) 국방예산 중 540억 달러를 국방 분야로 돌려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 때보다 국방예산을 190억 달러 늘렸지만, 여전히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매케인 위원장의 지적이다.
매케인 위원장은 "국방예산 6천30억 달러는 우리가 직면한 여러 도전 과제에 맞서는 데 충분하지 않다. 예산안이 의회에 도착했을 땐 이미 사망 상태일 것"이라면서 "이 예산안은 군사 대응태세 회복, 군사력 재건 등에 필요한 적절한 자원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예산이 최소 6천400억 달러는 돼야 한다는 게 매케인 위원장의 입장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국무부와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의 예산이 기존 549억 달러에서 376억 달러로 173억 달러, 29.1% 삭감된 데 대해 "이 예산안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우리는 세계 무대에서 퇴각하고, 그에 따라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국무부 예산안이 삭감된다면 앞으로 아주 많은 벵가지사건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 외교실패 사례로 꼽히는 벵가지사건은 2012년 9월 리비아의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이다.
그는 "예산을 29% 삭감하는 것은 세계 무대에서 철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소프트 파워'를 없애는 것"이라면 "그것이 이 예산안의 목표일 수는 있지만, 나의 목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날 사회안전망 예산을 줄이고, 그 절감한 예산을 국방과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4조1천억 달러(약 4천600조 원) 규모의 2018 회계연도(2017년 10월 1일∼2018년 9월 30일) 예산안을 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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