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이어 한국 통과 '일대일로일도' 추진
북극항로 개발 본격화 움직임…지구촌 경제권 재편 구상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육상과 해상 신 실크로드를 뜻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 중인 중국이 이번에는 한국을 통과하는 북극항로인 '일도(一道)' 개발 구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23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후안강(胡鞍鋼) 중국 칭화대 국정연구원 원장은 "중국이 추진하는 전략의 전체 명칭은 '일대일로일도'이며 여기서 일도는 북극 항로 개발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후 원장은 "일도란 북극해와 연접한 태평양과 대서양의 운수 항로로 동북항로와 서북항로가 있다"면서 "동북항로는 동북아와 서유럽을 잇는 최단 해상 항로로 동쪽으로는 블라디보스토크, 서쪽으로는 서북유럽 북부 해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국 다롄(大連)항에서 '일대일로'를 통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갈 수도 있지만 '일도'를 이용해서도 로테르담항까지 갈 수 있으며 '일대일로' 인근 나라들은 '일도'를 통해 아시아, 북미, 유럽과 교역할 수 있다는 얘기다.
후 원장은 또 "서북항로는 동북아와 북미를 잇는 최단 해상 항로"라며 "서북항로는 동북항로에 비해 지형이 복잡하고 해수면이 1년 중 9개월간 빙하에 덮여 있고 봄가을에는 빙하가 떠다녀 여름철에만 운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일도'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북극에 에너지와 지하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북극 항로와 관련된 나라가 한국과 러시아 등 소수이며 이들 나라와는 이미 경제 우선 원칙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안전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또 일대일로 연안 지역들에 비해 해적을 만날 위험이나 난민 문제도 거의 없고 테러 공격을 받아도 통제하기가 편리하다. 특히 북극항로의 시간 단축 효과가 크고 일대일로 주요 수혜국인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에 비해 선진국들이 많아 중국의 첨단제품이나 고급제품 수출을 통한 무역 수익 효과도 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전에 핀란드를 방문하고 귀국하는 길에는 미국 알래스카에 들르는 등 북극 항로 개발에 이미 발벗고 나섰다. 일대일로 설계자 중 한 명인 리시광(李希光) 칭화대 교수는 "중국의 국제무역권인 신 실크로드 구상에 북극 항로도 포함될 것"이라며 "일대일로에 이어 북극 항로 개발도 추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 교수는 "'일도'란 용어는 아직 공식 문서에서는 표현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극은 금과 광물자원이 풍부하고 개발의 여지가 높아 중국의 전략에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남극에 대해서도 무서운 기세로 투자와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해양국은 백서를 통해 중국이 오는 2019년 남극에 다섯 번째 과학기지를 건설키로 하는 등 '남극 공략'을 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린산칭(林山靑) 국가해양국 부국장은 다섯 번째 남극 과학기지 부지는 이미 선정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남극과 북극을 자유자재로 탐사할 수 있는 두 번째 '극지 쇄빙선'도 건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1985년 남극 최초의 과학기지인 창청(長城)을 세운 이후 타이산(泰山), 중산(中山), 쿤룬(昆侖) 등 4개의 과학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5개, 러시아는 8개의 과학기지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남북극 탐사와 연구에 있어서 미국이나 러시아, 노르웨이에 뒤처졌다고 지적하고 이는 '위대한 나라'로서의 중국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남북극 지역 국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극지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노르웨이를 협력 대상국으로 선정했다.
중국은 또 남극을 관리 감독하는 '남극조약' 회의를 다음 달 1일까지 베이징에서 주최한다. 중국이 연례 회의인 남극조약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남극조약 회의에는 회원국 53개국 가운데 40개국 대표 400여 명이 참가해 남극조약 관리와 기후변화, 남극 관광 등의 의제를 논의한다.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가 23일 개막식에서 연설하며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중국 대표로 참석한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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