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들 "알파고 덕에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알파고가 인간보다 더 강하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번기 1국에서 커제 9단에게 백 1집 반 승을 거뒀다.
커제 9단은 중국랭킹 1위이자 세계랭킹 1위로 인정받는 최정상의 바둑 기사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했을 때보다는 인간이 받는 충격이 덜하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이겼을 때 이미 인간계를 넘어선 바둑을 선보였다.
알파고는 또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인터넷에서 한중일 바둑고수를 상대로 60전 전승을 거두며 한층 향상된 실력을 자랑했다.
알파고는 1년 2개월 전과 확실히 발전돼 있었다.
"이세돌 때의 알파고가 아니다"…1년새 몸과 마음 '폭풍성장' (Ke Jie, AlphaGo) [https://youtu.be/5HESsuzWyEA]
이세돌 대국 때는 인간의 기보를 대량 학습해 바둑 실력을 키웠지만, 이번에는 자율학습 능력으로 기보 없이 혼자 바둑을 두며 실력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기술로도 더 진보해 있다.
바둑 국가대표 코치인 이영구 9단은 "알파고는 완벽하다. 이세돌 9단과 둘 때는 버그가 조금씩 나오기도 했는데, 오늘 대국은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감탄했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꺾을 때 단순히 '인간을 이겼다'는 점에서 파란을 일으킨 게 아니었다. 인간은 생각할 수 없었던 '발상의 전환'을 보여줘 더욱 충격을 줬다.
이영구 9단은 "처음 알파고를 봤을 때는 '저렇게 둬도 되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저렇게 두는 거다'라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알파고 등장 이후 프로기사들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유로운 발상을 하게 됐다"고 알파고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바둑·인공지능 양 분야 전문가인 김찬우 6단(AI바둑 대표)은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대국할 때는 형국에서 이기면서도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었다. 그러나 연말연시 60연승을 할 때부터 훨씬 강해졌다"고 알파고의 성장을 분석했다.
김찬우 6단은 알파고가 60연승을 할 때 이미 프로그램이 안정화 단계에 있었다면서 "지금 알파고 바둑에는 빈틈이 없다. 거의 완벽에 가깝다. 흔들기도 안 통한다"고 평가했다.
NHN엔터테인먼트 한게임 바둑 총괄팀장인 김강근 7단은 "알파고는 초반 우세를 잡은 뒤 완벽하게 마무리하며 인공지능의 완벽함과 무서움을 동시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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