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대통령 "트럼프 사우디 방문은 가치없는 '쇼'"…美 맹비난(종합)
외무부 "美, 중동에 무기 팔기 위해 '이란포비아' 부추겨"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적대적인 연설을 맹비난했다.
19일 대선에서 압승해 연임이 확정된 뒤 처음 열린 기자회견인 만큼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자리여야했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란에 정면 공세를 편 탓에 이에 대한 반박과 비판에 집중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에 정상방문하고, 이에 맞춰 이슬람권 55개국 정상이 모인데 대해 "그 행사는 어떤 정치적 가치나 결실없는 단지 '쇼'였을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
이어 사우디가 1천100억 달러의 무기 구입을 포함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데 대해 "미국 국민이라면 9·11 테러 희생자의 피를 무기를 팔아 모은 돈으로 돈으로 바꾸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9·11 테러 범인 19명 중 15명이 사우디 국적자의 알카에다 조직원인 점을 환기하고, 사우디가 이를 지원했다는 점을 에둘러 주장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새 행정부(트럼프 정부)가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길 기다린다"며 "미국 정부가 한 번이라도 중동에서 바르게 행동한 적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 미국 정부의 계속된 제재 관계없이 평화를 보장하는 자주적인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란의 정책의 기반은 국제 사회와의 상호작용"이라면서 "이웃 아랍국가와도 언제나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핵합의안도 이란이 먼저 어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한 데 대해 "이란은 테러리즘 격퇴의 선구자였다"며 "중동의 안정이 이란을 빼고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선 "이란 국민은 투표를 통해 국가의 운명을 결정했다"며 "사우디도 국민이 투표로 세습 왕정을 종식하고 더 강한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란 외무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무기를 팔기 위해서 '이란 포비아'(이란 공포증)를 부추긴다고 반박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영광스러운 대선이 끝난 지 48시간도 되지 않아 미국 대통령은 이란포비아를 부추기려고 상습적이고 근거 없는 언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이란포비아를 이용해 이란에 적대적인 정책을 계속해 중동 국가들이 더 많은 무기를 사도록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적대 정책으로 중동의 테러리스트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며 "위험한 테러리스트에 무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세미 대변인은 또 "중동 국가들은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수십억 달러를 미국의 의심스러운 지원과 바꾸지 말라"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국가의 주권을 존중함으로써 자국민을 위한 안정과 번영을 이루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슬람권 55개국 지도자가 모인 회의에 참석해 이란이 중동의 극단주의 테러 조직에 자금과 무기, 훈련을 지원한다면서 고립시켜야 한다고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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