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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최대쇼' 美링링서커스, 눈물의 고별공연…146년史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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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최대쇼' 美링링서커스, 눈물의 고별공연…146년史 종지부

코끼리 쇼 폐지·신흥 오락물 등장에 인기 추락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의 '링링 서커스'단의 '지상 최대의 쇼'가 21일(현지시간) 146년 역사의 종지부를 찍는 고별 공연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저녁 미 프로아이스하키팀인 뉴욕 아일랜더스의 홈 경기장(Nassau Veterans Memorial Coliseum)에서 '링링 브라더스 앤드 바넘 & 베일리 서커스'의 마지막 공연이 펼쳐졌다.

사자, 호랑이 등 맹수들의 공연과 중력에 도전하는 공중그네 묘기, 익살맞은 광대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공중그네 묘기에서 146년 공연 역사상 단 세 차례만 성공한 4회전 공중제비 돌기를 시도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관중석은 긴장감에 순간 조용해졌다.

멋지게 4바퀴를 돈 공연자가 파트너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그만 미끄러지는 바람에 실패했다.

특별히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졌지만 4회전 공중제비 묘기는 성공하지 못했다.

공중 곡예 공연자들은 아래로 내려오기 전 추락방지용 그물에서 진한 포옹을 하며 마지막 공연의 아쉬움을 달랬다.

무대 감독인 조너선 리 아이버슨은 공연에서 "지상 최대의 쇼로부터의 작별"이라며 관중들에게 고별 인사를 했다.

마지막 공연장을 찾은 데이비드 아이젠버그는 반세기 전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서커스를 봤다면서 "슬프지만 기억은 살아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링링 서커스가 미국인들을 찾아간 건 1871년부터다.

초기 서커스엔 열대지방의 조류와 하마, 얼룩말,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무대에 나와 관객들의 눈을 휘어잡았다.

각종 동물 쇼는 물론 아슬아슬한 공중 곡예, 다채로운 의상 등으로 서커스는 미국인들의 사랑을 점점 얻어갔다.


인기를 끌었던 서커스는 동물보호단체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링링 서커스는 코끼리 학대 논란 속에 동물보호단체들과 14년간 소송전을 펼쳤다. 잡음이 불거지면서 코끼리 조련사들이 쓰는 날카로운 도구를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한 지자체들이 늘어갔고 야생 동물 공연을 막는 지자체들도 생겨났다.

링링 서커스단은 결국 지난해 코끼리들을 보호센터 등으로 보내야만 했다.

서커스의 중심이던 코끼리 쇼가 중단되자 서커스를 더는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관객이 줄었다.

TV, 영화, 게임 등 다른 오락물들의 출현도 서커스의 인기 추락에 한몫했다.

서커스의 모회사인 펠드 엔터테인먼트는 관객 감소, 운영비 증가 등에서 오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올해 초 서커스단의 해체를 결정했다.

서커스단이 해체되면서 약 500명의 종사자 가운데 일부는 펠드사 소속의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만 대부분 일자리를 잃게 됐다.

사자와 호랑이, 표범 등 조련사들이 소유한 동물들은 조련사들이 그대로 가지고 간다. 서커스 측은 캥거루, 낙타 등 펠드사 소유의 동물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주길 꺼렸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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