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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의 향연' 칸의 밤을 수놓다…영화 '악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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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의 향연' 칸의 밤을 수놓다…영화 '악녀' 공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서 4분간 기립박수 받아






(칸<프랑스>=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강렬하고 역동적인 액션의 향연이 칸의 밤을 수놓았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악녀'가 22일(현지시간) 새벽 0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회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린 시절부터 킬러로 길러진 숙희(김옥빈 분)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영화로, '우린 액션 배우다'(2008), '내가 살인범이다'(2012) 등 액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동안 한국의 액션영화에서 늘 변방에 머물던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제 색깔을 확실히 드러낸다. 문이 열릴 때마다 수십 명의 적이 몰려오고 총과 단검, 도끼 등으로 순식간에 제압하는데, 관객들은 이 모든 모습을 주인공 숙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때문에 마치 FPS 게임(1인칭 총격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5분 가까이 이어진 도입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펼쳐질 액션 퍼레이드의 맛보기에 불과했다.


오토바이로 질주하면서 칼을 휘둘러 상대를 제압하거나, 자동차의 앞 유리창을 깨고 보닛 위에 올라타 한 손은 뒤로 뻗어 운전대를 잡고 적을 추격하는 장면 등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액션들이 이어졌다. 검과 도끼, 기관총, 맨몸으로 육중한 적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것은 기본이다.

숙희가 지나간 자리마다 선혈이 낭자하지만, 정 감독은 액션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잔인하다는 인상을 덜어냈다.

그렇다고 액션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니다. 내러티브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어린 시절 누군가에 의해 아버지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뒤 홀로 남겨진 숙희는 조선족 범죄조직의 수장 중상(신하균 분)의 손에 킬러로 길러진다.

이후 중상이 숨지자 숙희는 국가정보기관에 스카우트돼 10년 뒤면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그러나 비밀임무를 수행하던 중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아버지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마저 알게 되면서 복수에 나선다.


이 영화는 숙희의 과거와 현재,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주며 숙희가 '악녀'가 될 수밖에 없는 명분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다만, 러닝타임이 2시간 23분에 달하다 보니 중간중간 호흡이 달리는 부분도 있다. 숙희가 정보기관 소속 현수(성준 분)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 등 멜로 장면에서는 다소 늘어지는 편이다.

김옥빈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듯한 연기를 펼쳤다. 조선족 사투리를 쓰는 숙희서부터 사랑에 빠진 서울의 평범한 여성, 연극배우, 액션 여전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김옥빈은 실제 태권도 유단자로, 몸을 아끼지 않은 그의 액션 투혼이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숙희를 킬러로 키운 중상 역의 신하균, 국가 비밀 조직의 간부 권숙 역의 김서형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영화의 무게감을 더했다. 성준은 숙희에게 따뜻한 관심을 베푸는 남자 현수로 출연해 극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는다.

과거 액션 배우가 되려고 직접 액션스쿨을 다녔던 독특한 이력의 정 감독은 어떤 참고영화 없이 독창적인 액션을 창조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공식 상영회는 이날 새벽 2시 반 넘게까지 이어졌지만, 자리를 뜨는 관객은 없었다. 관람 분위기는 지난해 '부산행'때보다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편이었다. 그러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불이 켜지자 관객들은 감독과 배우들에게 4분가량의 기립 박수를 보내며 따뜻하게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박찬욱 감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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