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외무장관 접견 발언, 사법방해 증거될 수도"
美폴리티코, 전현직 법무부 관계자 인용해 보도
"'러시아 커넥션' 수사 방해 의도 입증할 주요 증거"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 접견 당시 했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관련 발언들이 트럼프의 사법방해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 만나 코미 해임으로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코미를 미치광이(nut job)로 묘사하며 "내가 러시아 때문에 엄청난 압력에 직면했었는데, 이제 덜어냈다. 이제 나는 수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 회동 발언을 정리한 문서를 본 미 당국자의 제보를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코미를 해임한 이유가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현직 법무부 관리들을 인용해 이런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코미를 해임한 의도를 잘 드러내 준다며 이는 트럼프가 받는 사법방해 혐의의 새로운 증거가 될 수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또 '코미 해임'으로 촉발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사법방해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고의로 은폐하려고 했는지 아닌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고의로 또는 부정하게 정부기관의 조사나 법 적용을 방해하거나 막으려는 '의도'(intent)를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이 의도의 입증은 사법방해죄 성립에 필수적이다.
레나토 마리오티 전 연방 검사보는 "뮐러 특검팀의 조사가 이제 트럼프가 러시아 관료들에 했던 발언에 집중될 것이다"라며 "이를 기록한 백악관 문서가 있고, 발언이 코미를 해임한 트럼프의 의도를 언급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고튼 전 법무부 변호사도 폴리티코에 "이 모든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벗어나려고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충분하다"며 "이 증거들이 함께 모이면 미국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시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코미를 해임한 트럼프 의도를 확인하기 위해 한시라도 빨리 트럼프와 라브로프 장관의 대화를 정리한 백악관 문서와 문서를 만드는 데 참고된 원본 노트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리오트 전 부검사는 "의도를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증거는 그들의 말과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
고튼 전 법무부 변호사도 "이는 코미를 해임한 트럼프의 의도와 관련해 가장 최근에 제기된 강력한 증거"라며 "뮬러 특검은 사법방해 수사에서 이 증거를 검토하라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FBI 측은 트럼프의 발언을 사법방해 수사의 증거로 검토할지는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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