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부터 수학여행비까지' 시골학교 선배들의 후배 사랑
부여 임천중 선배들 "중2병은 우리가 해결해주마"
(부여=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남 부여의 한 시골학교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수년째 장학금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멘토-멘티 결연을 통해 든든한 후원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여군 임천면의 유일한 중학교인 임천중학교 졸업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나이 지긋한 중년의 임천중 졸업생들이 후배를 위한 각종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5년.
1951년 개교한 모교는 이들이 학교에 다니던 1970년대만 해도 20학급이 넘었지만, 지금은 전 교생이 40여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로 전락하자 후배들에게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 이런 사업을 펴기로 결정했다.
졸업생 선배들은 후배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매년 1천500만원의 발전기금을 학교 측에 전달하는 것은 물론 신입생들에게는 매년 교복을 선물하고 있다.
발전기금은 학교에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식비나 수학여행 경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졸업생들은 특히 중학교 2학년 사춘기 무렵 반항하고 일탈하는 이른바 '중2병' 예방을 위해 2학년 후배들과 1대 1로 멘토-멘티를 체결하고 직업과 고민 상담을 하는 등 다양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일부 졸업생은 멘티 후배를 위해 수시로 고향을 방문하고, 학비나 학용품은 물론 여행경비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천중 졸업생들은 오는 24일에도 학교를 찾아 세 번째 '멘토-멘티 결연식'을 하고 후배 사랑을 실천할 계획이다.
졸업생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적극 나섬에 따라 학생들의 진로 및 직업 체험 활동도 풍성해졌다.
고위 공무원, 지방의원, 대학교수, 경찰관, 중소기업 대표, 탤런트 등 다양한 직업군의 선배들이 일하는 곳에서 쉽게 진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천중 강준규 교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선배들이 학교로 찾아와 각종 상담을 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 도움까지 주니 학교 입장에서 너무 고맙다"며 "학생들도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목표를 다잡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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