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검찰총장 "테메르 혐의 구체적"…즉각 수사 촉구
부패 의혹 JBS, 정치인 1천800여 명에게 불법자금 제공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부패 정치인의 증언을 막으려고 뇌물 제공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은 테메르 대통령의 혐의가 구체적이라며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자노 총장은 세계 최대 규모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의 대표 조에슬레이 바치스타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근거로 사법 당국의 조사 방해와 부패행위 연루, 범죄조직 구성 등 3가지를 혐의로 들었다.
특히 자노 총장은 테메르 대통령과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상원의원이 부패수사 확대를 막으려고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네비스 의원은 바치스타에게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관련 부패수사를 방어하는 데 필요하다며 70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연방경찰은 네비스 의원의 집을 수색했고, 연방대법원은 그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여기에 JBS가 28개 정당의 정치인 1천829명에게 불법자금을 제공했다는 증언도 나와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JBS가 제공한 불법자금은 6억 헤알(약 2천억 원)에 달하며, 3대 정당으로 꼽히는 좌파 노동자당(PT)과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브라질사회민주당에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이 흘러들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는 테메르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의 증언을 막기 위해 입막음용 금품 제공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바치스타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바치스타가 쿠냐 전 의장의 입막음을 위해 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자 테메르 대통령은 "그것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내용이 보도되고 나서 연방대법원은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브라질에서 고위 정치인에 대한 조사와 기소는 연방대법원만 할 수 있다.
한편, 하원에는 테메르 대통령 탄핵 요구서가 잇달아 접수됐으며 우파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정당들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체 하원의원 513명 가운데 그동안 연립여권으로 분류된 의원은 402명이었다. 이 가운데 20여 명이 연립여권을 이탈했고 111명은 이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18일 TV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결코 누구에게도 금품을 제공한 적이 없으며, 누구의 침묵도 돈으로 산 적이 없다"며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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