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관사 보증금을 무려 900% 인상 추진…논란
군인권센터 '국가 책임 방기'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군 당국이 직업군인 관사 보증금을 단번에 무려 900%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국방부가 지난달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한 '군 주거정책 종합발전계획안'에 이같은 방안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계획안을 내달 말 확정해 내년 초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도입한 것은 관사에 거주하는 비용을 높여 직업군인들이 영외로 나가도록 해 관사 수요 해소에 민간 영역을 활용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군은 대위와 중사 정원의 68%에 해당하는 수치를 관사 소요 기준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관사 입주 인원은 77%를 웃돌아 관사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문제는 계획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직업군인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계획안은 민간투자사업방식(BTL)으로 지어진 26평짜리 관사 보증금을 현행 1천170만원에서 1억530만원으로 900% 인상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25평짜리 일반 관사 보증금은 현재 750만원에서 6천750만원으로 800% 오른다.
현행 관사 보증금은 영외 민간 주택 보증금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직업 특성상 주거지를 옮겨 다닐 일이 많은 직업군인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보상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인권센터는 "관사는 국가를 위해 박봉으로 헌신하는 군인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보증금을 인상하는 대신 주택수당을 월 8만원에서 30만원선으로 증액하겠다는 내용을 계획안에 넣었다.
그러나 보증금은 몇천만 원 단위 목돈인데 수당은 소액이어서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보증금 인상 대책 중 하나인 '전세 대부 확대'와 관련, 큰돈이 필요하게 만들어 돈을 빌리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국방부의 전세 대부 계획은 관사에서 영외로 나가는 군인들에게 해당 지역 중위전세가 기준으로 전세가의 70%를 대출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서울의 경우 중위전세가가 3억5천만원으로 형성돼 있어 70%인 2억4천500만원을 대출하고 나면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돈은 1억500만원이다. 당장 큰 목돈이 필요해지는 것은 물론 대출 부담까지 지게 되는 셈이다.
이 계획의 대상자는 부사관, 준사관, 장교 등 모든 직업군인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현재 77% 수준인 관사 거주 인원 비율을 앞으로 40%까지 낮추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군인권센터는 "관사 입주 경쟁이 치열한 것은 애초 관사 공급이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도리어 관사를 줄여 밖으로 내보내려는 것은 국가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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