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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부터 가상대륙까지…종횡무진 장르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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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부터 가상대륙까지…종횡무진 장르소설들

'제3의 남자' '저체온증' '다크 타워' 시리즈 등 잇따라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장르소설의 계절' 여름을 앞두고 스릴러·추리·판타지·SF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소설들이 출간돼 독자를 공략한다. 장르문학 특유의 거침없는 상상력이 분단된 한반도부터 가상의 대륙까지 종횡무진한다.

박성신 작가의 '제3의 남자'(황금가지)는 인생의 실패를 겪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 한국현대사의 상흔을 풀어낸 묵직한 스릴러다. 빚쟁이에게 쫓기며 자살을 시도하는 최대국에게 한 사내가 접근해 아버지가 총에 맞아 혼수상태라고 전한다. 아버지와 의절했지만 유산이라도 챙겨보려고 병원을 찾은 최대국은 아버지의 수첩을 찾아오면 3억원을 주겠다는 사내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최대국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고서점을 뒤지고 그 과정에서 간첩과 안기부, 요정정치와 납북사건 등 1960∼1970년대 한국사회의 무거운 풍경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2009년 제1회 대한민국 콘텐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스토리텔링 능력을 인정받은 작가의 첫 장편이다. 348쪽. 1만3천원.

아이슬란드 작가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의 '저체온증'(엘릭시르)은 형사나 탐정이 범인을 찾아내는 데 신경을 집중하는 추리소설 문법에 문제를 제기한다. 살인사건이 아닌 자살로 시작해 의사의 판정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에를렌뒤르 형사가 할 일은 더이상 없어 보인다.

에를렌뒤르는 자살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최대한 완전하게 복원하는 데 노력한다. '그 아이는 왜 죽을 수 밖에 없었을까, 막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주변 인물들의 슬픔과 절망을 치유하는 게 수사의 목적이다. 에를렌뒤르는 자살 이외에 실종사건도 추적한다. 어릴 적 눈보라에 동생을 잃은 아픈 과거가 수사의 동력이 된다. '저체온증'은 동생이 죽어간 직접적 이유이자 남겨진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빗댄 제목이다. 김이선 옮김. 424쪽. 1만4천800원.




판타지 독자들이 기다려온 시리즈물도 선보인다. '칼라의 늑대들'(황금가지)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역작인 '다크 타워'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다. 수십 년마다 마을 아이들을 잡아가는 늑대들과 총잡이 롤랜드 일행의 대결이 펼쳐진다.

전체 일곱 편으로 구성된 '다크 타워' 시리즈는 총잡이 종족 최후의 생존자인 롤랜드가 암흑의 탑을 찾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다. 스티븐 킹은 데뷔 이전부터 33년에 걸쳐 집필한 끝에 2003년 시리즈를 완성했다. 한국배우 수현이 출현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로도 제작돼 올 여름 개봉한다. 장성주 옮김. 상권 588쪽, 하권 546쪽. 각 1만6천800원.

조지 R. R. 마틴의 '왕들의 전쟁'(은행나무)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원작소설로 유명한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가상 대륙 웨스테로스의 연맹국가 칠왕국(Seven Kingdoms)에서 권력과 생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투쟁은 '왕들의 전쟁'에 이르러 본격적인 아비규환으로 빠져든다.

소설은 가상의 공간이지만 마법과 환상에 기대지 않고 현실적이고 세밀한 세계를 구축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가는 중세 영국의 장미전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5부 '드래곤과의 춤'과 외전 '세븐킹덤의 기사'로 이어지는 시리즈는 2000년부터 차례로 국내에 소개됐다. 은행나무는 지난해부터 시리즈를 새롭게 번역해 내고 있다. 개정판은 2020년 완간된다. 이수현 옮김. 1권 596쪽, 2권 632쪽. 각 1만8천500원.




한국 SF소설의 최근 경향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피코'(허블)는 지난해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이다. 수상자인 이건혁·박지혜·이영인의 작품에 초청작가 김보영·김창규가 한 편씩 보탰다. 대상 수상작인 이건혁의 '피코'는 인공지능이 철저히 관리·통제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는다. 반려 인공지능이 인격체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7년마다 교체하는 제도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328쪽. 1만2천원.

현직 화학연구원으로 과학소설을 쓰는 작가 곽재식은 단편집 '토끼의 아리아'(아작)를 냈다. 작가는 '4차원 얼굴'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4차원에 그림을 그리는 미래를 상상한다. 의사결정과 자원배분을 가장 공정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정치인으로 선출되고, 아름다움의 가치를 인공지능이 계산해 평가하는 시대. 미술관은 4차원 그림을 어떻게 전시해 보여줄 것인가. TV드라마로도 제작된 표제작을 비롯해 단편 9편이 실렸다. 340쪽. 1만4천800원.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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