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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천상의 화원'…태백산 금대봉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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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천상의 화원'…태백산 금대봉 가는 길

백두대간 자연생태계보호지역 해발 1천m 이상 고산 일대·들꽃 천국'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천상의 화원' 태백산국립공원 금대봉 가는 길이 다시 활짝 열렸다.

지난 16일부터다.



금대봉은 태백, 정선, 삼척 등 강원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높이 1천418m 백두대간 주봉 중 하나다.

남쪽으로 함백산, 북동쪽으로는 함백산이 우뚝 솟아있다.

모두 해발 1천m가 넘는 고산이다.

금대봉을 기점으로 북쪽 대덕산과 한강 발원지 검룡소가 둘러싼 일대 38만㎡는 자연 생태계 보호지역이다.

환경부가 1993년 지정했다.

그만큼 태고 자연환경을 간직한 곳이다.

생태계 훼손은 물론 탐방도 엄격하다.

길은 다시 열렸지만, 하루 400명에 한해 탐방을 허용한다.

예약은 필수다.




입구는 두문동재 정상이다.

두문동재 정상까지는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다.

38번 국도를 타고 강원 정선군 고한읍을 지나 두문동재 터널 앞에서 오른쪽 사잇길로 진입하면 된다.

오른쪽 사잇길은 두문동재 터널이 개통되기 전까지 다니던 옛 38번 국도다.

두문동재는 정선과 태백을 잇는 고갯길이다.

태백사람이 부르는 이름이다.

태백에서 고개를 넘으면 정선 고한 두문동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선사람은 싸리재라고 불렀다.

정선에서 고개를 넘으면 태백 '추전'(싸리밭)이라는 이유에서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 입구까지는 승용차로 5분 정도 걸린다.

금대봉은 고산이지만, 탐방 길은 평탄하다.

입구가 이미 해발 1천269m인 덕택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숲길이다.

양쪽에 활짝 핀 연분홍 철쭉이 연분홍 미소로 수줍게 맞이하는 길이다.

과거 화전민이 숲에 놓은 불이 꺼지기를 기다리던 능선으로 전해진다.

철쭉 아래 펼쳐진 풀숲에는 바람꽃, 제비꽃 등 우리 들꽃이 앙증맞게 숨어 있다.

숲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보이는 평지는 헬기장이다.

헬기장 주변 곳곳에는 신비스러운 꽃들이 숨어 있다.

입구에서 1.2㎞ 지점에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금대봉 정상가는 길이다.

백두대간 종주길이기도 하다.

야생화를 더 많이 보려면 왼쪽 길을 선택하면 된다.

두길 모두 숲이 하늘을 가린다.




갈라졌던 길이 다시 만나는 지점에 도착하면 하늘도 확 트인다.

금대봉 하늘은 흐린 날을 제외하고 언제나 짙푸르다.

파란 하늘 여기저기 피어오른 하얀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한 하늘 아래 첫 길이다.

길이 만난 곳에서 울창한 낙엽송을 감상하며 900m 정도 걸으면 고목나무샘을 만난다.

고목나무샘에서 쉼터를 거쳐 분주령에 이르는 2.6㎞ 구간은 말 그대로 들꽃 천국이다.

형형색색 꽃들이 능선 가득하다.

자기를 보아달라고 아우성이다.

분주령 갈림길에서 왼쪽은 대덕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검룡소 가는 길이다.

가벼운 야생화 탐방이 목적이라면 오른쪽 길을 권한다.

검룡소 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침엽수림 사이로 이어진 오솔길을 걸으면 상쾌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기분 좋게 하는 맑은 공기 움직임이다.




내리막을 다 내려와 평탄한 길을 조금 걸으면 다리가 있다.

세심교다.

세심교에서 계속 직진하면 검룡소 주차장이지만,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800m만 더 걸으면 검룡소다.

검룡소는 한강 발원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둘레 약 20m '소'(沼)에서 지하수가 하루 2천∼3천t씩 솟는다.

오랜 세월 물이 흘러 암반 위에 깊이 1∼5m, 폭 1∼5m 물길을 만들었다.

물길 모양이 '용'(龍)과 닮았다.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고자 몸부림친 자국이라는 전설도 전해진다.

그래서 검룡소다.

이끼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물줄기가 신비롭다.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천상의 화원으로 길을 떠나 보자.

b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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