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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왜 5·18 존중했는지 이해…광주인권상 전하겠다"

태국 학생운동가 부모 대리수상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족쇄와 수갑을 차고 군사법정에 나올 아들에게 광주인권상 메달과 상장을 전하겠다."

2017 광주인권상 수상자 자투팟 분팟타라락사(Jatupat Boonpattararaksa·26)의 아버지 바이분(Viboon) 분팟타라락사는 18일 광주 5·18기념재단에서 열린 시상식에 대리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태국 학생단체 '다오딘(Dao Din)' 회원으로 활동하며 자국 민주화운동에 나선 자투팟은 국왕을 비판적으로 다룬 뉴스를 SNS에 공유한 혐의(왕실모독금지법) 등으로 지난해 12월 체포됐다.

미결구금된 자투팟에게는 과거 고향 마을에서 군부 비판 팻말을 든 혐의(계엄령 위반)도 적용됐는데 관련 재판은 현지시각으로 오는 27일 열린다.

바이분은 "아들이 감옥에서 광주인권상 수상 소식을 접하고 매우 자랑스러워했다"며 "광주와 아시아가 연대하는 상징이 되도록 법정 안에서 상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인권상 수상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한 태국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갔다.

바이분은 "주한 태국대사가 5·18 재단에 수상 재고를 요구한 논리로 '범죄 연루자'를 언급했다"며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무죄추정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들에 대한 보석신청이 6차례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기약 없는 미결구금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광주에서 5·18 37주년을 보낸 경험에 대해서는 "아들이 왜 인권운동가로서 5·18을 존중하고, 광주 정신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이해된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은 "투옥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영달보다는 민주인권운동에 투신해 국경을 넘어 많은 인권운동가와 민주 시민에게 영감을 줬다"며 이날 자투팟 부모에게 광주인권상을 대리 시상했다.

재단은 2년마다 시상하는 특별상을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가수 겸 래퍼 세르지 밤바라(Serge Bambara·46)에게 줬다.


밤바라는 수상 소감에서 "사람이 병에 들면 약의 이름을 말하기보다는 먹어야 한다"며 "말보다는 행동을 해야 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재단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동수상과 특별상을 포함해 개인 18명, 단체 6개에 광주인권상을 수여했다.

광주인권상 수상자에게는 5만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1만달러의 상금을 준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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