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기지 오염 조사 공개하라'…환경단체 소송 제기
환경부의 비공개 취소 행정소송…"객관적 자료·국익 해치지 않아"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의 환경 오염 조사 결과를 비공개하기로 한 환경부를 상대로 환경단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인천녹색연합은 환경부를 상대로 캠프마켓에서 이뤄진 위해성 평가 자료에 대한 정보 비공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18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이 단체는 "비공개하기로 한 정보가 한미 외교 관계와 관련된 사항이라 하더라도 해당 자료는 캠프마켓 내 위해성 평가에 대한 객관적 자료로써 가치 판단이나 왜곡이 담길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자료를 공개하더라도 캠프마켓 오염 치유에 대한 한미 협상에 지장을 주거나 국익을 해치지 않는다"며 "캠프마켓의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달 환경부에 환경 위해성 평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청구했지만, 환경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내세워 거부했다.
환경부가 비공개 근거로 든 이 법률 9조 1항 2조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할 수 있다.
그러나 캠프마켓 내부의 오염 현황은 이미 미 육군 보고서나 미 국방성 자료 등을 통해 꾸준히 알려져 왔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입수한 미 육군 공병단 보고서(1991년)는 1987∼1989년 캠프마켓 내 군수품 재활용센터(DRMO)에서 수은폐기물과 석면 등 맹독성 물질이 처리된 사실을 밝혔다.
인천녹색연합이 미국 국방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캠프마켓에서는 2002년 독성 유발 물질인 군용 항공유 45∼47갤런(Gal), 2012년 디젤유가 각각 유출되기도 했다.
현재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는 캠프마켓 내 일부 땅(22만8천802㎡)의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오염 정화 범위와 주체를 협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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