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딛고 '제2의 애보트' 꿈꾸는 놀란 라이언의 손자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전설의 강속구 투수 놀란 라이언(70).
통산 5천714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이 부문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역대 가장 많은 7차례 노히트 노런을 달성해 1999년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라이언 익스프레스' 라이언은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그의 손자도 할아버지의 핏줄을 이어받아 야구를 한다. 다만, 던지는 모습이 예사 투수와 다르다.
라이언의 손자이자 MLB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 사장인 리드 라이언의 아들인 잭슨 라이언은 왼손 투수다.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나 몸의 오른쪽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
태어날 당시 걷지도 못하고 심지어 말도 못할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으나 건강하게 자라 현재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세컨드 뱁티스트 고교 야구팀의 구원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지 않는 대신 글러브를 얹는다. 오른팔은 일종의 거치대다.
잭슨 라이언은 오른손에 글러브를 쉽게 떼고 붙일 수 있는 벨크로 재질의 밴드를 찬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글러브를 오른팔에 얹었다가 공을 뿌린 뒤엔 재빨리 공을 던진 왼손으로 글러브를 낀다.
오른손 없이 태어나 역시 오른팔에 글러브를 얹고 던진 MLB의 인간 승리의 신화 짐 애보트(50)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오른손 선수들이 사용하는 글러브를 오른팔에 얹은 뒤 재빨리 왼손으로 글러브를 끼어 공도 받고 수비도 했다.
애보트는 1989년 데뷔해 1999년 은퇴할 때까지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87승 108패, 평균자책점 4.25를 남겼다. 1993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해 짙은 감동을 안겼다.
17일(한국시간)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잭슨 라이언 역시 애보트를 보고 투구 자세를 연구했다고 한다. 올해 5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94를 올리고 삼진 9개를 잡았다.
잭슨 라이언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야후스포츠는 잭슨이 할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 이미 자신의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고 호평했다.
왼손이 없는 '외팔' 투수로 시속 145㎞의 빠른 볼을 던지는 파커 핸슨(21)도 장애를 이겨내고 미네소타주립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해 최근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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