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돋보기] 강남역 살인사건 1년…'여혐' 논쟁속 "재발 안돼" 한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20대 여성이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일면식이 없던 남성에게 목숨을 잃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1주년을 맞으면서 인터넷에서는 이번 사건의 의미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정신질환자의 행각을 여성 혐오 범죄로 해석해 남성 비하와 급진적 페미니즘을 부추긴다는 주장과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느끼는 위험을 공감해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네이버의 사용자 'woxj***'는 "역차별로 남녀 불평등을 조장하고 존재하지 않던 여성혐오를 만들어내는 것 아니냐"며 "과거 여성이 저지른 잔혹한 아동 범죄에는 침묵하면서 이번 사건만 부각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포털 다음의 네티즌 '한온이'는 "자꾸 이런 식으로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려면 차라리 세상에서 남성을 몽땅 없애는 것이 상책일 것"이라며 "여성이 피해자이고 무조건 선하고 연약하다고 주장하는 건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네이버의 네티즌 'ade***'는 "이번 사건에 관한 댓글을 보니 강남역 살인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아 소름이 끼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가 무슨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다음의 이용자 'ohohoh'도 "남성은 공공 화장실을 가도 몰래카메라나 폭력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혼자 사는 사람을 노리는 범죄도 염려하지 않는다. 염산 테러나 스토킹 위험도 없을 텐데 어떻게 여성들이 과잉 반응한다는 식으로 몰아가느냐"고 비판했다.
사건 1주년을 맞아 피해자를 추모하는 글과 사건의 재발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바람의 글도 잇따랐다.
네이버 이용자 dlwo****는 "연약한 여성이 이처럼 잔혹하게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비극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강조했다.
다른 네티즌 subi****는 "여성을 혐오하던 남성이 일으킨 이번 사건의 본질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다. 여자가 다른 남자를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살해한 것과 같은 사안인 만큼 성(性)을 떠나 공감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음의 이용자 'Mil'은 "여성을 노리는 범죄가 잦고 나도 쉽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지금도 두려워하고 분노한다. 이런 사건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다른 누리꾼인 '동원'은 "남자인 나도 이런 묻지마 범죄에 노출될까 무서운데 여자는 심정이 오죽하겠느냐"며 "내 가족 구성원의 절반도 여성인 만큼 철저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