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에 떨어진 긴장 완화령…"휴대폰 OK, SNS는 금지"
어린 선수 이끄는 신태용 감독,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팀 분위기 조절
기니전 초반 20분을 '골든타임'으로 규정
(전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국제스포츠 대회에선 평소 볼 수 없는 선수들의 대형 실수를 간간이 볼 수 있다.
엄청난 중압감과 긴장감, 주변의 지나친 관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앞둔 U-20 축구대표팀은 이런 모습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긴장 경계령'을 발동했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전주에서의 첫 공식 훈련을 앞두고 "큰 대회에선 첫 경기, 특히 초반 20분 안에 긴장감으로 인해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며 "선수들의 멘털이 무너지지 않도록 선수단 사기와 분위기 유지에 애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행동에도 나섰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지 않았다. 평상시와 다른 루틴으로 생활할 경우 컨디션과 분위기 유지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태용 감독은 "첫 훈련을 할 때부터 휴대폰 사용은 자유롭게 풀어줬다"라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이 금지령을 내린 것은 단 하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뿐이다. 신 감독은 "SNS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어 팀 분위기에 큰 해를 끼친다"라며 "SNS만 금지하고 있고 나머지 생활은 크게 다른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막전까지 선수들의 긴장감을 해소하게 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남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잘 잡아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훈련 외 시간엔 갖가지 이벤트를 펼치며 긴장감을 풀고 있다.
선수들은 16일 생일을 맞은 대표팀 수비수 정태욱을 위해 케이크를 준비해 조촐한 생일 파티를 했다.
스승의 날이었던 15일엔 돈을 모아 꽃다발을 신 감독과 코치진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팀 분위기도 자유롭다. 선수들은 전주에 입성하기 전날인 15일, 대거 미용실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머리스타일로 이발했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을 풀어주고 있지만, 대회 준비는 완벽하게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 감독은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각각 열댓 가지의 세트피스를 준비했는데, 평가전에서 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애썼다"라며 "수비에서도 존을 활용한 지역방어를 준비했다. 기니 전에서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감독이 입국 길에서 한국 팀을 분석했다고 하더라'라는 말엔 "우리 작전은 완벽하게 숨겼다고 자신한다. 잉글랜드 감독님께 고생하셨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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