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박 의원들 "지도부 교체"…정우택, 수용거부 시사(종합)
의총서 4명 발언대 올라…일부 초선 "아직도 그러느냐" 비판
'복당파' 첫 참석에 의원들 "과거지사 묻어 두자"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 이후 처음 소집한 16일 의원총회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의 비상 지도부가 교체돼야 한다는 의견이 옛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정 원내대표는 이 같은 교체론을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진태, 김태흠, 이완영, 이장우 의원은 이날 의총 비공개 세션에서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모두 재선인 이들은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곤 했다.
김태흠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반성과 미래 비전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새 원내대표를 정해 새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물러나고 차기 원내대표 체제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진태 의원은 "우리 당은 대선 패배 이후 책임지는 분이 거의 없다"며 정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이번 선거에서 어떤 지도력을 발휘했느냐"고 따졌다.
윤상현 의원은 의총에서 발언하지 않았지만, 기자들에게 "선거 끝나면 새로운 지도부가 길을 열게 해 주는 게 정도(正道)"라며 "(전대 시기도) 다음 원내 지도부가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초선 의원들은 "당내 분파를 일으키고 분열시키는 자에 대해서는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친박 출신 의원들이 비슷한 발언을 쏟아내자 초선인 강효상 의원은 "과거 특정 그룹에 있던 의원들이 또 그런 얘기하는 걸 보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정 권한대행은 이런 의견이 나오자 "당을 위한 고언(苦言)에 고맙다"면서도 교체론을 수용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끝나면 대개 나오는 이야기"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른 참석 의원도 "14명의 발언자 가운데 교체론은 4명에 그쳤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정 권한대행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으니 구체적으로 답변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며 "저희 당이 갈 방향을 잘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무래도 지금 전대를 빨리하면 좋겠다는 뜻이 많이 담긴 것 아닌가"라며 "6월 임시국회가 있는데, 그중에 전대를 열기는 어렵다. 7월 개최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원내대표를 계속하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그만두고 당권에 도전해야 하는 건지, 개인적 생각은 할 수 있지만, 대외적으로 당권 도전 운운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는 바른정당을 떠나 최근 복당한 의원 13명 가운데 이군현, 김성태, 박순자, 여상규, 이진복, 홍문표, 이은재, 박성중 의원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발언하지 않았다.
복당파 의원들에 대해선 "과거 행적은 당원과 국민의 판단에 맡기자", "과거지사는 묻어두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복당을 허용하면 자신이 탈당하겠다고 지난 2일 공언했던 한선교 의원조차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마음 한구석에 묻어두고 다 힘을 합쳐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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