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믿고 외국 송금했는데"…日여행객 홀린 터키 유부남
이스탄불법원 "피해 日여성에 1억8천만원 보상하라" 명령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3년 전 유선방송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터키 출신 방송인이 '총각 행세'를 한 사실이 들통나 사실상 퇴출된 사건이 있었다. 비슷한 거짓말로 일본인 관광객 여럿을 농락한 터키인에게 터키법원이 보상을 명령했다.
이스탄불법원은 15일, 40대 일본인 관광객을 속여 돈을 뜯어낸 터키 남성 무스타파 G.(31)가 피해자에게 57만터키리라(약 1억8천만원)를 보상하라고 결정했다고 일간지 휘리예트 등 터키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인 여행객 Y씨(48)는 2013년 이스탄불에서 무스타파를 만났고, 곧바로 둘은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Y는 귀국한 후에도 무스타파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그가 이런저런 이유로 자금이 필요하다고 할 때마다 그에게 돈을 보냈다. 송금을 위해 대출을 받기까지 했다. 언젠가는 결혼할 사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돌연 무스타파는 연락을 끊었고, 사기라는 데 생각이 미친 Y가 등기를 조회한 결과 '연인'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Y는 터키에서 소송을 내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 사실을 퍼뜨렸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무스타파가 Y뿐만 아니라 다수 일본인 관광객에게 비슷한 행각을 벌였다는 증언이 잇달았다.
무스타파는 법정에서 자신이 총각 행세를 한 적이 없다고 변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는 Y를 처음 만났을 때 유부남이라고 솔직히 말했고 결혼을 약속한 적이 없다"면서 "그가 질투를 시작하면서 우리 사이가 돈 문제로 변질됐다"고 진술했다.
이스탄불법원은 그러나 일본인 피해 여성의 주장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피고에게 보상 명령을 내렸다.
고소인의 변호인은 "이번 보상은 금전적 손해에 관한 것이며, 정신적 피해 보상 소송을 따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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