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9조4천억원 최종적자, 8월 도쿄증시2부 추락
CEO "깊이 사죄"…감사법인 승인없이 2016년도 잠정치 발표
2017년도 실적 전망치 공개…"영업이익 2조원"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그룹해체 위기에 처해 있는 일본 도시바(東芝)가 15일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9천500억엔(약 9조4천200억원)의 최종적자라는 실적을 발표했다.
도시바가 독자적으로 발표한 이날 잠정치가 향후에 최종 확정될 경우 일본 내 제조업체로서는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2015회계연도에 4천600억엔의 적자를 냈던 도시바는 지난 3월말 시점 부채가 자산을 웃도는 채무초과액이 5천400억엔에 달해 오는 8월 1일부터는 도쿄증시 2부로 추락한다.
애초 도시바는 이날 '결산단신'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감사법인과의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도시바 독자적인 추산에 해당하는 수치만 극히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도시바는 진행 중인 반도체 부문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내년 3월말까지 채무초과 상태를 해소하는 데 실패하면 상장이 폐지되는 사태를 맞게 된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의 거액손식을 둘러싸고 감사법인 'PwC아라타'와 의견이 대립해 왔다. 2016년 4∼12월 결산발표를 2회 연기한 뒤 4월 11일 적정 의견없이 실적을 발표했다.
그후 감사법인과 협의를 계속했으나 난항을 거듭했다. 새로운 감사법인을 선정해 결산을 발표하는 방안도 시도했으나 잘되지 않자 이날 투자가에 대한 정보제공을 한다며 잠정치를 발표했다.
도쿄증시는 원칙적으로 상장기업에 대해 결산기말로부터 45일 이내에 결산을 발표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이 결산발표 기한이다.
이날 잠정치에선 미 원자력발전 자회사가 지난 3월 미 연방파산법 11조 적용을 신청, 도시바의 연결결산 대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미 원전 예상손실 영향은 제외했다. 그 결과 도시바 측이 지난 4월 자체 결산 발표했을 때의 실적전망인 1조100억엔 최종적자와 채무초과액 6천200억엔보다는 개선된 수치가 제시됐다.
아울러 도시바는 이날 처음으로 발표한 내년 3월 끝나는 2017회계연도 실적 전망에서 영업이익 2천억엔(2조원), 최종이익 500억엔을 예상했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CEO)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다대한 심려를 끼쳐 다시한번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한시라고 빨리 심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시바는 2016회계연도 결산의 경우 감사법인의 승인을 요구, 작업이 완료된 단계에서 '결산단신'을 발표할 방침이다. 6월말에는 간토재무국에 '유가증권보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일본 상장기업들에는 감사법인이 발행하는 감사의견을 첨부할 것이 법률상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감사법인의 대응이 초점이 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5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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