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도 中 일대일로 사업에 '군침'
GE·허니웰 등 주목…"불확실성 여전"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에 장기적으로 1조달러가 넘는 투자를 다짐하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이 중국의 구상대로 이뤄진다면 글로벌 수준의 건설 붐을 일으킬 수 있다.
2014년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일대일로 사업에서 중시하는 지역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는 중국의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체들로부터 겨우 4억 달러의 장비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액은 23억 달러로 급증했다.
GE는 향후 18개월 동안 추가로 이 지역의 인프라 사업을 위해 중국측이 발주하는 70억 달러의 천연가스 터빈과 기타 발전설비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씨티뱅크는 중국은행(BOC)이 아시아와 동유럽, 동아프리카 등 일대일로 사업에 포함된 지역에서 지점망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하는 3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주선하는 은행으로 선정됐고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중앙아시아에 천연가스 처리 설비를 판매하고 있다.
일부 서방 기업들은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한 수주를 늘릴 목적으로 사업방향에 변화를 가하고 있다. GE가 글로벌 발전설비 담당 마케팅에 역점을 두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 실례다.
일대일로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 기업들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통해 국내의 과잉생산을 해결할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것이 사업의 핵심적 취지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건설 중장비 업체인 미국 캐터필러는 일대일로 사업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 국유기업인 XCMG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사업은 서방 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불확실성도 안겨주고 있다. 엄청난 인프라가 무역 증진의 길이 되지 못한다면 막대한 부채만을 안길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중국의 야심적인 구상이 실제 투자로 연결될 수 있을지를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이 아닌, 수출을 늘리는데 역점을 둔 듯하다는 점이 이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대일로 사업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 집중돼 있는 모양새다. 중국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취약한 국가들이다.
홍콩무역발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부동산 재벌 출신의 빈센트 로 의장은 일대일로 사업 대상지역에 있는 다수 국가가 자본을 받을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과잉생산 해소가 중국측에서 일대일로 사업이라는 카드를 선택하게 된 큰 동기임은 분명하다. 미국과 기업들은 과연 일대일로 사업에서 설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를 곰곰이 따져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매튜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중국이 입찰의 투명성을 통해 비국유기업들에도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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