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운동 상징 하타미 전 대통령, 로하니 연임 지지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이란의 대표적 개혁파 인사인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 대선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 로하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하타미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로하니 대통령의 사회·경제 정의 실천을 돕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사상의 자유와 법치, 인권과 사회·경제 정의 실천을 위해" 유권자들이 나와 로하니 대통령을 찍어줄 것을 촉구했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재임한 하타미 전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이 강대국들과 핵 합의를 이뤄내는 등 많은 제약과 어려움에도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로하니 정부가 계속돼야 한다"며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을 공개 지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강경파 도전자들과 대선을 치르는 로하니 대통령이 이란 개혁운동의 상징적 지도자로부터 가치있는 지지를 얻어냈다고 보도했다.
이란 보수파 정부는 하타미 전 대통령이 2009년 대선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배후 지지했다는 이유로 신문, 방송 등 공식 매체에 그의 얼굴이나 발언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대중에 전달해왔다.
그는 2013년 대선에서 중도파로 분류된 로하니 후보가 개혁 진영의 지지를 얻어 과반 득표로 당선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란의 개혁 성향 분석가 사이드 라일라즈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로하니 대통령이 4년 전처럼 무명의 인물은 아니지만, 하타미의 지지가 표를 끌어 들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개혁파의 주요 과제는 변화에 희망을 잃은 부동층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개혁파의 지지 기반인 도시 중산층이 지난 총선에서도 하타미의 충고를 받아들여 강경파의 입법부 장악을 막는 데 기여한 사실을 지적했다.
보수파 유력 후보 에브라힘 라이시와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 등은 로하니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으며, 서방과 화해를 서두르고 부패척결 의지가 약하다고 공격하며 빈곤층을 겨냥한 득표 공세를 펴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12일 밤 열린 마지막 대선 TV 토론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핵 개발 관련 이외의 제재도 해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 폐기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구체적 실행 방안은 제시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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