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발, 푸른눈' 희귀 오랑우탄 다시 숲으로…"방사장소는 비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하얀 털과 푸른색 눈을 지닌 채 포획돼 눈길을 끌었던 희귀 오랑우탄이 숲으로 돌려보내 진다고 주간 템포 등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국제환경보호단체 보르네오오랑우탄생존재단(BOSF)은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州)의 한 오지마을에서 주민들에게 붙잡혔다가 구조된 알비노(백색증) 오랑우탄을 방사하기로 했다.
데니 세티아완 BOSF 프로그램 매니저는 "알비노 오랑우탄은 매우 희귀하기에 많은 사람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오랑우탄의 안전을 위해서 방사장소와 시기 등과 관련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방사장소를 숨긴다고 오랑우탄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오랑우탄의 털 색깔은 적갈색으로 주변 열대우림에서 보호색 역할을 하는데, 이 개체는 전신의 털과 피부가 흰색이어서 밀렵꾼에게 포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희귀한 알비노 오랑우탄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언론 매체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졌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선 일반 주민뿐 아니라 경찰과 정치인 등 유력자들이 오랑우탄을 애완동물 삼아 키우는 관행이 널리 퍼져 있다.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에만 남아 있는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다.
보르네오 섬의 오랑우탄 개체 수는 현재 10만 마리로 40년 만에 3분의 1로 줄었다.
오랑우탄이 멸종위기에 놓인 것은 팜오일 농장 개간 등으로 열대우림이 훼손돼 서식지를 잃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오랑우탄의 야생 개체 수가 2025년까지 4만7천 마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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