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기념관, 전례 깨고 개인시설로 운영 예정
美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과 분리, 독자적 예산·관리·운영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기념관이 전례를 깨고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시스템에 속하지 않은 개인시설로 건립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는 시카고 남부 잭슨공원에 들어설 '오바마 대통령 센터'의 관리와 운영을 역대 대통령들이 해온 대로 NARA에 맡기는 대신 독자적으로 할 방침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오바마가 지난주 시카고에서 기념관 개념설계도를 공개할 당시까지만 해도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라며 NARA 관계자로부터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전했다.
오바마가 대통령 기념관 설립 계획을 처음 공표한 때부터 지금까지 '오바마 센터'가 NARA 시스템에 속한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으로서 대통령 재임 당시 문서와 유품을 모두 전시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트리뷴은 "확인된 대로라면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문서와 물품은 오바마 센터가 아닌 기존 NARA 시설에 보관된다"면서 "오바마 재단은 NARA의 제재를 받지 않고 건립 기금을 집행할 수 있으며, 엄격한 건축 디자인 기준에 맞추지 않은 건물 설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전직 대통령들은 1955년 제정된 '대통령 도서관 법'에 따라 퇴임 후 직접 모은 기금으로 기념관을 지어 연방정부에 헌납하고 NARA가 이를 관리·운영하도록 해왔다. 그러나 오바마가 기념관을 개인시설로 짓고 관리·운영을 독자적으로 하기 원한다면 모금한 돈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트리뷴은 오바마 재단이 이를 통해 수천만 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대통령 기념관과 다르게 구상한 대로 팝스타들을 위한 공연장을 만드는 등의 사업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에이미 브런디지 오바마 재단 대변인은 오바마 센터가 NARA와 별개 시설로 세워지는 데 대해 "상호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이 언제부터 추진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데이비드 페리에로 NARA청장은 2015년 시카고가 오바마 기념관 부지로 결정된 뒤 시카고 남부의 미국 문서기록센터 존재감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NARA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일 가능성이 높다.
트리뷴은 또 이번 반전이 지난주 공개된 오바마 센터 설계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뉴욕 건축가 부부 토드 윌리엄스와 빌리 티엔이 설계한 오바마 센터 도서관 건물은 문서 저장 창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NARA 타입의 시설이었다고 전했다.
오바마 센터는 7~8층 높이의 박물관 건물이 본관 역할을 하고, 단층으로 설계된 2개 건물은 도서관과 공연장으로 꾸며질 예정인 것으로 소개됐었다.
오바마 센터는 예정보다 늦춰진 내년 초 착공돼 2021년 문을 열 예정이다.
제임스 프리쳇 NARA 대변인은 오바마가 대통령 센터 박물관에 재임 당시 문서와 유물 등을 대여·전시하기 원할 경우 해당 사료는 NARA의 통제를 받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통령 기념관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9년 재임 당시 문서와 물품을 연방정부에 기부하고, 비영리단체를 통해 건립 기금을 모아 뉴욕 하이드파크에 도서관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