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개성상인' 이회림 OCI 창업주 탄생 100주년
한국 화학산업 기초 닦아…재계 24위로 자란 OCI, 기념행사·전시회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리는 OCI[010060]의 창업주 송암(松巖) 이회림 회장(1917∼2007)이 12일 탄생 100주년을 맞이했다. OCI는 기념 행사와 전시회를 연다.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신용·검소·성실 등 3대 덕목을 중시하는 개성상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화학산업의 기초재료인 소다회를 국산화해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기초를 닦았다.
기업가로서 평소 신용과 기업윤리를 목숨처럼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45년 해방 직후 서울로 온 그는 종로에서 포목 도매상인인 이합상회와 무역회사인 개풍상사를 설립, 당시 수출 실적 1·2위를 기록했다.
1955년 대한탄광을 인수하고 이듬해 대한양회를 설립한 데 이어 1959년 서울은행 창립에 동참했다.
1960년대 들어 화학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천시 남구 학익동 앞의 바다를 매립, 80만 평의 공단 부지를 조성했다.
이어 1968년 소다회 공장을 준공, 불모지와 다름없던 화학 산업을 국내 최초로 개척했다. 이후 40여 년간 무기화학, 정밀화학, 석유 석탄화학 분야를 영위하며 화학 산업에만 매진했다. 이는 현재 재계 서열 24위인 OCI로 이어졌다.
이같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 은탑산업훈장,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고, 대통령 표창을 세 차례 받았다.
한국과 프랑스 간 경제외교 활동을 인정받아 1986년과 1991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와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또 학교법인 송도학원 이사장으로서 인천 송도 중고등학교를 지원하고 장학사업을 벌였다.
한국 고미술에 대한 애정으로 평생 수집한 문화재 8천400여점을 보유한 송암미술관을 건립, 2005년 인천시에 기증하는 등 문화예술사업에도 헌신했다.
그는 고 박화실 여사와 슬하에 3남 3녀를 뒀다. 이수영 OCI 회장, 이복영 삼광글라스[005090] 회장, 이화영 유니드[014830] 회장 3형제는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일선에선 이우현 OCI 사장, 이우성 이테크건설[016250] 부사장 등 손자들이 뛰고 있다.
OCI는 이회림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행사를 연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기념식에는 고인의 후손을 비롯해 정원식·이홍구·한승수 전 국무총리, 박병원 경총 회장, 김인호 무역협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034020] 회장, 이장한 종근당[185750] 회장, 최창걸 고려아연[010130] 명예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김학준 인천대 이사장 등 250여명이 참석한다.
이수영 OCI 회장은 "선친께서는 개성상인의 3대 덕목을 항상 몸소 실천하며 청렴한 기업인의 훌륭한 귀감이었다"고 추모했다.
13일부터는 기념 전시회도 열린다. 서울 종로구 OCI미술관에서 7월 1일까지 열리는 전시회 '그 집'은 '미술관이 된 그의 집으로 초대한다'는 콘셉트를 담았다. OCI미술관은 송암의 사저 터에 건립한 송암회관을 전시공간으로 개조한 곳이다.
전시 기간 조선 도자와 민화 등 고인이 사랑하던 고미술품과 북한 유화 소장품, OCI가 후원해온 작가 8명의 창작품 30여점 등을 접할 수 있다.
송암의 일생과 사진, 유품, 전시작품을 소개한 기념책 '그 집으로의 초대'도 함께 나온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