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아버지 카드 '슬쩍'…수천만원 쓴 '철없는' 남자친구
차량 렌트·주유·숙박비 등 밀월여행비로 3천900여만원 '펑펑'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여자친구 아버지의 신용카드를 훔친 뒤 은행에서 수천만원을 대출받아 흥청망청 사용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11월께 교도소를 나온 이모(38)씨는 하릴없이 세월을 보내다 지인의 소개로 여자친구 김모(27)씨를 만났다.
이씨는 한 달 만에 김씨의 집에 들락거릴 정도로 가까워졌고, 여자친구의 아버지와도 종종 인사를 나눴다.
그러다 돈벌이가 없었던 이씨는 여자친구의 아버지 지갑에 있던 신용카드에 눈독을 들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오전 9시께 전북 진안군 부귀면 여자친구 집에 몰래 들어가 김모(52)씨의 신용카드 1장을 훔쳤다.
이후 이씨는 신용카드를 들고 여자친구와 함께 기약 없는 '밀월여행'을 떠났다.
이씨는 이날 정오께 신용카드로 100만원가량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그는 이날부터 4개월 동안 34차례에 걸쳐 2천500여만원을 현금서비스로 받았다.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씨는 여자친구 아버지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이용, 640만원을 대출받았다.
훔친 카드로 차량을 대여하고 전주와 서울, 경기도 등을 돌아다녔다.
주유비와 식비, 숙박비 등으로 쓴 돈도 800만원이 넘는다.
이씨가 여자친구와 여행을 다니면서 카드를 부정 사용하고 대출받은 금액은 자그마치 3천900여만원이었다.
여자친구는 직업이 없던 이씨가 물쓰듯 쓰는 돈이 아버지의 것인 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씨는 여자친구에게 "전에 주식을 사놨는데 주식배당금이 매달 들어와서 돈이 많다"고 둘러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행각은 아버지 김씨가 신용카드 명세서 등을 확인하면서 들통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고 차량 등을 추적해 둘을 붙잡았다.
진안경찰서는 12일 여신금융전문업법 위반 등 혐의로 이씨를 구속하고 여자친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아버지의 카드를 훔쳐 돈을 마련한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며 "보강 수사를 통해 여자친구가 애초부터 범행에 가담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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