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화점 미래는 없나…매출감소 행진에 주가 폭락
아마존 등 온라인쇼핑 부상에 매장 방문 줄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백화점 업계에는 미래가 없는 것인가. 백화점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투자자들은 11일(현지시간) 또다시 크게 낙담했다.
메이시스(Macy's)를 비롯해 콜스(Kohl's), 노드스트롬(Nordstrom), 딜라즈(Dillard's) 등 백화점들의 주가는 이날 1분기 실적 공개 후 곤두박질쳤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최대의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는 매출이 9분기 연속 감소했다는 발표 이후 주가가 17% 폭락해 2011년 8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이 회사의 매출은 5.2% 줄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3%보다 감소 폭이 컸다.
딜라즈는 매출이 4% 감소해 7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달린 후 주가가 17.5% 떨어졌다.
콜스는 매출이 2.7% 줄어 5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매출이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이날 7.8% 하락했다.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은 7.6%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 추가로 4% 가까이 내려갔다. 노드스트롬 역시 매출이 0.8% 감소해 시장 전망에 못 미쳤다.
미국 소매업체들은 매장 방문자 감소와 온라인 업체 및 브랜드 제품 할인매장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유례없는 격변을 맞았다.
업체들은 이에 대응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매장과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
메이시스는 이미 1만명을 정리하고 점포 100개의 문을 닫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의 제프 게넷 최고경영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소매, 특히 매장 기반 백화점에 흔치 않은 힘든 시기다. 이런 변화는 경기 순환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에게 말했다.
S&P는 백화점 운영업체와 대형 소매업체의 1분기 순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매업체의 파산 신청은 올해 들어 이미 지난해 전체보다 많아졌다.
백화점 매출이 줄었지만, 미국의 소비자 지출은 회복세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4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5% 늘어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소매 판매의 반등은 아마존이 지배하는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비(非)매장 소매업체 덕분으로 풀이된다. 전체 소매 판매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는 이들 업체는 지난 12개월간 매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퍼센트로 성장했다.
반면 백화점은 지속적인 하락세다. 특히 쇼핑 대목인 지난해 12월에는 매출이 8.6% 줄었는데 2009년 이후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2000년보다 73억 달러(약 8조2천억원) 적었는데 반해 비매장 업체들의 매출은 같은 기간 350억 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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