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후끈 달아오르자 개미들 '들썩들썩'…투자주의보
"코스피 얼마나 더 가나, 삼성전자 사도 되나" 등등 질문 많아
증권사에 계좌개설 문의 쇄도, 거래대금 배 가까이 급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유현민 전명훈 기자 = 올해 들어 코스피가 처음으로 장중에 2,3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자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더는 참지 못하고 들썩거리고 있다.
과거 뼈아픈 기억들 때문에 주식투자라면 손사래를 쳐왔던 직장인 김 모(42)씨는 그동안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장세에 잊고 지내던 주식계좌를 거의 4년만인 지난달 중순 다시 열었다.
이전에는 코스닥 종목 위주로 투자했지만, 이번에는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005930] 주식에 투자했다. 몇 주 사지 않았지만, 사상최고가 행진을 하던 지난달 27일 모두 매도해 수십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
김 씨는 "조금 더 올랐을 때 팔았으면 좋았겠지만, 목표수익률을 냈다는 생각에 미련없이 처분했다. 주가가 정점에 오른 것 같아 더 투자할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역시 직장인인 정 모(37) 씨는 지난달 초 난생처음으로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었다. 이전까지는 여유 자금을 예금이나 적금에만 넣어두다가 최근 코스피가 '대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 기사를 접하고 주식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 씨는 "소액 투자부터 시험 삼아 해볼 생각인데 어느 종목에 넣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대형주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몇몇 눈여겨본 중·소형주는 등락 폭이 너무 커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김 씨나 정 씨 같은 개미 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려들고 있다.
이전에는 주식투자를 해보지 않은 초보 투자자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각 증권사에 계좌개설이나 투자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각 증권사 영업점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
홍은미 KB증권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지수가 2,000을 넘어 꾸준히 오르면서 연초만 해도 신규 계좌개설 건수가 하루 4건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그 두 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홍 팀장은 "최근 시장이 대형주 위주로 상승하다 보니 기존 개인 투자자들도 중·소형주 위주에서 벗어나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어디까지 오르겠느냐', '삼성전자가 더 오를 수 있느냐'와 같은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강동지점장도 "코스피가 2,300선에 가까워지면서 문의가 많이 늘었다. 신규 가입 고객이 평소보다 30∼40% 증가했다."며 "지점에 찾아와서 '왜 내 주식은 안 오르나'를 묻는 사람이 많고 '삼성전자 지금 들어가도 되나. 지금 사면 늦지 않느냐'는 질문도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을 기웃거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코스피 거래대금도 최근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2,296.37로 마감한 11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7조6천55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은 3조∼4조원 수준으로 지난 4월만 해도 일평균 4조5천887억원 정도였는데 이달 초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상당수가 여전히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하고 있어 큰 수익은 보지 못하고 있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개인들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은 중·소형주에 집중하고 있다. 테마주나 코스닥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에 주로 투자한다"며 "자산 규모가 큰 고객들은 수익을 누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중·소형주 비중이 커 수익률이 정체되거나 손실을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개인 고객들은 여전히 중·소형주를 선호하고 있다. 대형주에 투자했더라도 손실을 보다가 수익구간에 접어들면서 매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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