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최저임금 인상 공약 논란…"1만5천원으로 올리면 청년층 타격"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저임금 일자리, 특히 청년층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4월 적용된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25세 이상 7.5파운드 ▲21~24세 7.05파운드(약 1만300원) ▲18~20세 5.60파운드(약 8천200원) ▲18세 이하 4.05파운드(약 5천900원) ▲견습생 3.50파운드(약 5천100원) 등이다.
오는 6월 8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보수당은 2020년 4월까지 25세 이상 최저임금을 최소 9파운드(약 1만3천100원)로 높이겠다는 기존 약속을 유지했다.
영국 소득 중간값(median earnings)의 60%를 목표로 한 금액이다.
이에 비해 노동당은 그때까지 18세 이상 최저임금을 적어도 10파운드(약 1만4천600원)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연령층별로 보면 25세 이상은 33%, 24~21세는 42%, 20~18세는 79% 각각 올리겠다는 약속이다.
21~24세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보다 연간 소득이 4천500파운드(약 656만원)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영국의 유력한 독립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11일(현지시간) 최저임금 상승 속도를 올리는 것은 일자리 상실을 초래할 수 있고, 특히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IFS는 고용주에게 시간당 10파운드를 강제로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젊은층 근로자 60%가 최저임금 대상에 해당된다는 뜻이라며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너선 크립 IFS 이코노미스트는 "어느 시점에선 최저임금 상승이 저숙련 고용을 감소시킬 것이다. 우리가 그 시점이 언제인지 모르는 탓에 갑작스러운 급격한 인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상황에 상관없이 2020년까지 18~24세 최저임금을 10파운드로 급격히 올리는 노동당 공약은 특히 도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1999~2015년간 보인 완만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최저소득층의 임금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최저임금은 2005~2015년 기간에 모두 33% 상승했다.
하지만 영국에서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기업들이 한해 수백곳에 이른다.
영국 국세청은 이를 막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이들 기업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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