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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은 이제 그만…현실에 뿌리내리는 삶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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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은 이제 그만…현실에 뿌리내리는 삶이 더 중요"

덴마크 심리학자 스벤 브링크만 '스탠드펌'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자기계발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기계발서는 출판계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변화와 혁신이 지상과제인 시대,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자신을 채찍질한다.

덴마크 심리학자 스벤 브링크만은 신간 '스탠드펌'(다산초당 펴냄)에서 이런 자기계발 문화에 반기를 든다. 그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유동화, 가속화 시대에 자기를 계발하는 법이 아니라 자기 자리에 '단단히 서 있는'(스탠드펌. stand firm)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발, 변화, 혁신, 학습 같은 것을 강조하는 가속화 시대에 살아남으려 자기계발에 몰두하다 보면 존엄을 잃고 삶의 중요한 면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단단히 서 있는 법을 찾기 위해 고대 스토아 철학으로 눈을 돌린다. 삶의 유한한 본성에 대한 성찰, 감정의 억제 등을 강조했던 스토아 철학에서 현대의 맥락에 맞는 해법을 찾는다.

책은 자기계발서의 형태를 패러디해 '멈추다-바라보다-거절하다-참다-홀로서다-읽다-돌아보다'의 7단계로 '단단히 서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자기계발에 안달 난 자신을 멈춰 세우는 게 1단계라면 2단계는 무한 긍정주의에서 벗어나 투덜대보는 것이다. 3단계는 못하는 일은 못 한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고 4단계는 감정 표출을 자제하는 것, 5단계는 자기계발법을 안내하는 각종 코치와의 작별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 6단계를 지나 7단계에서는 과거를 돌아보며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찾아보게 된다.

6단계에서는 자기계발서 대신 소설을 읽으라고 이야기한다. 자기계발서나 전기는 우리가 제 뜻대로 삶을 통제할 수 있고 노력하면 행복과 건강, 부를 얻을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를 이루지 못할 때 우리는 오히려 낙담하게 된다. 반면 소설을 읽으면 삶이 복잡하고 통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 삶을 바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잘 될 거야', '하면 된다' 식의 긍정적 사고 대신 부정적 사고를 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토아주의 사상가 에픽테토스는 아이에게 잠자리 키스를 할 때마다 아이의 유한한 운명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내일 아침 우리 아이가 깨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잠들지 않고 칭얼대거나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책이 일종의 안티-자기계발서가 되어 사람들이 자기 삶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도록 격려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경이 옮김. 264쪽. 1만4천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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