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칸영화제…관전 포인트 '셋'
미하엘 하네케 감독 3번째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
한국영화 풍년…봉준호·홍상수 수상할까
24년만에 여성 황금종려상 수상자 나오나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이달 17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개막작은 프랑스 아르노 데플레쉥 감독의 '이스마엘스 고스트'가 선정됐다. 프랑스 배우 마티외 아말릭과 마리옹 코티야르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영화감독인 이스마엘이 신작을 찍으려던 때 옛 애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올해 칸 경쟁부문에는 한국영화 2편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진출한 총 19편의 작품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우선 독일 출신의 거장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칸 역사상 처음으로 세 번째 황금종려상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생애 첫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과 신작 '그 후'로 경쟁부문에 네 번째 도전한 홍상수 감독의 수상 여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여성 감독의 영화 3편도 경쟁 목록에 올라 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24년 만에 여성 황금종려상 수상자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 미하엘 하네케, 황금종려상 세 번째 품을까…중견감독도 대거 포진
미하엘 하네케(75) 감독은 2009년과 2012년 '하얀 리본'과 '아무르'로 황금종려상을 2년 연속 거머쥔 거장이다.
그는 5년 만에 신작 '해피엔드'를 들고 칸을 찾는다. '칸은 미하엘 하네케를 절대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다. 그가 이번에 최고상을 받으면 황금종려상 3회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중견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진출했다.
미국 토드 헤인즈(56)는 신작 '원더스트럭'을 선보인다. 본 적 없는 아빠를 찾아 나선 소년 벤과 집에서 몰래 도망친 청각장애인 소녀 로즈의 이야기가 5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교차하는 영화로, 아마존이 제작에 참여했다. 토드 헤인즈는 영화 '캐롤'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란티모스(44) 감독의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도 관심작 중 하나다. 전작 '더 랍스터'에서 독신은 범죄라는 설정 아래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사회를 그려 충격을 줬던 그다. 신작은 성공한 외과의사 스티븐과 그의 가족에 다가온 미스터리한 소년의 등장으로 스티븐의 이상적인 삶이 무너지게 되는 내용이다.
'굿 타임'은 인디 영화계에서 명성을 날린 조슈아 사프디·벤 사프디 형제의 작품으로, 경찰의 저인망 수사를 따돌리려는 한 은행 강도의 이야기를 그린다.
노아 바움백(49) 감독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는 넷플릭스가 만든 작품이다.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아버지의 예술 작품을 축하하기 위해 뉴욕에 모인다는 코미디 영화로, 벤 스틸러와 아담 샌들러, 엠마 톰슨 등이 출연한다.
프랑스 로빈 캉필로(55) 감독은 세 번째 장편 '120 비츠 퍼 미닛'을 들고 칸에 온다. 영화 '뽀네트'(1996)로 유명한 프랑스의 자크 드와이옹(73) 감독은 위대한 조각가 로댕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 '로댕'을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인다.
프랑스 미셸 하자나비시우스(50)의 '리다우터블'은 프랑스 출신 거장 장뤼크 고다르 감독과 여배우 안 비아젬스키의 1960년대 러브 스토리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출신의 세르게이 로즈니차(53)는 도스토옙스키의 단편 소설을 영화화한 '어 젠틀 크리처'로, 헝가리의 코르넬 문드럭초(42) 감독은 '주피터스 문'으로 각각 경쟁부문에 올랐다. 프랑스의 대표 감독 프랑수아 오종(50)은 신작 '라망 두블'을 진출시켰다.
여성 감독 작품으로는 영국 린 램지(48) 감독의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일본 가와세 나오미(48) 감독의 '히카리', 미국 소피아 코폴라(46)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 등 3편이 포함됐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올해 칸영화제는 중견 감독과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새로운 감독에게 기회를 준 것 같다"면서 "그동안 여성 감독에게 너무 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칸영화제가 올해 70회를 맞아 여성 감독에게 상을 안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영화 풍년…봉준호·홍상수 수상에 관심
올해는 한국영화 풍년의 해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2편이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을 포함해 총 5편의 장편영화가 공식부문에 초청됐다.
'옥자'는 전통적인 극장 배급방식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라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 후'는 홍 감독과 김민희·권해효가 호흡을 맞춘 작품. 출판사 전 여직원과 사귀다 헤어진 유부남 봉완(권해효 분)과 그의 여자로 오해받는 아름(김민희)의 이야기로, 권해효가 주인공이다.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정병길 감독의 '악녀'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불한당'은 두 남자의 우정과 배신에 초점을 맞춘 액션 누아르며, '악녀'는 살인 병기로 그려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액션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던 '곡성' 과 '부산행'처럼 두 작품도 화제를 모을지 관심이다. 홍상수 감독의 또 다른 신작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한국의 단편영화들도 비경쟁 부문에 대거 초청됐다. 박재현 감독의 '첫만남', 배기원 감독의 '인터뷰:사죄의 날', 김미경 감독의 '김감독', 신동영 감독의 '백천', 구상범 감독의 '아리', 한일합작영화 '모던 러브' 등이 칸의 러브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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