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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시대] 경남 정치지형 변하나…내년 지방선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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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 시대] 경남 정치지형 변하나…내년 지방선거 주목

도지사 등 단체장 선거 중심 진보·보수 대결 치열할 듯…정치권 이합집산이 변수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대선 결과가 경남지역 정치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0일 경남지역 정가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 성향이 강했던 지역에서 거제 출신 진보 성향 대통령이 배출됨으로써 정가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와 보수 간 치열한 승부가 점쳐진다.




보수 정당이 우세했던 기존 선거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따른 진보세력의 확장으로 지방선거 양상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꼼수 사퇴'한 탓에 보궐선거 없이 1년여간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경남도지사직을 놓고 진보·보수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홍 후보는 공직자 사퇴시한이자 선거일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 자정 직전에 도의회 의장에게 사퇴통지를 하고 도선관위에는 10일 0시를 넘겨 지연 통보하는 방법으로 도지사 보선을 무산시켰다.

이번 대선과 도지사 보선을 함께 치를 경우 진보 진영에 도지사직을 내줄 것을 우려해 홍 후보가 보선을 무산시켰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실제 홍 후보가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사퇴 시기를 저울질할 때 민주당에서 3명, 정의당에서 1명 등 진보 진영에서 잇따라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후보군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정치환경 변화를 등에 업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진보 진영 간판으로 도지사직 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시장과 군수 등 기초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도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정당 소속 인사들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처럼 진보 성향 인사들의 도전이 성공을 거두려면 문재인 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안정적 개혁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혼란스러운 국정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정당 간 갈등만 고조해 국민 실망감이 커진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내 대표적인 보수 정당인 한국당을 비롯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대오를 정비해 집권당 실정을 부각하며 지방선거에 전력투구한다면 민주당 위상이 그만큼 위축될 소지도 있다.

하지만 한국당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대선에서도 패배함에 따라 당분간 입지가 예전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4·12 재·보궐선거에서 도내 10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5곳(광역의원 1곳 포함)에서 당선했지만 한국당은 기초의원 선거구 2곳을 건지는 데 그친 바 있다.

바른정당은 기초의원 1곳에서만 당선됐다.

재·보선에서 도내 보수 정당이 민주당에 1당의 자리를 내준 모양새였다.

재·보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패배, 보수 정당이 계속 수세에 몰린 형국이어서 내년 지방선거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대선 과정에서 옛 여권 인사를 포함한 지역 인재들이 기존에 선호했던 한국당이 아닌 민주당으로 줄줄이 입당한 것도 보수 정당의 쇠락을 반영한 모습이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옮겼다가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한 도내 국회의원 3명의 당내 입지를 둘러싼 문제도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이 한국당을 탈당하고 나서 한국당은 해당 지역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새로 공모해 선임했다.

그러나 다시 현역 국회의원들이 복당하면서 공모한 당협위원장과 갈등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놓고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경남지역 정가로선 민주당과 정의당의 상승세가 계속될 지,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중도와 보수 정당의 분열이 현 상태로 계속 유지될 지 여부도 내년 지방선거 향방을 결정짓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분열은 필패'란 쓴맛을 대선에서 본 구 여권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

김성찬 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현재 한국당 지도부는 대선을 위해 급하게 꾸려진 비상체제다"며 "앞으로 지방선거에서는 더 반성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한국당에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젊은 사람과 노동자 계층 등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복당한 국회의원이 당연히 당협위원장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경쟁해야 한다"며 "서로 협의해서 상호 보완적으로 한다면 크게 갈등할 사항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영훈 민주당 도당 위원장은 "이제부터 내년 지방선거까지 1년간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 국민통합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지역 정가 및 지방선거에 미치는 큰 변수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개헌이라는 대형 이슈로 말미암은 유동성, 소위 개혁보수 또는 중도진영 정당이 경남에서 정치적 조직적 기반을 잘 다져 다당제 구도로 갈 수 있는지, 이런 정당과 경쟁을 하면서도 지방정부 협치구상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등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이 경남에서도 민심을 잘 살펴 집권당으로서 개혁 의지를 실천하면 지방권력도 교체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b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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