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통'·SBS '그래픽'·MBC '스피드'…3사3색 선거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지상파 방송 3사는 오랜 시간 준비한 개표방송을 통해 경합했다.
KBS 1TV는 공영방송답게 선거방송의 정통성을 살리는 데 힘썼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에는 전문가와 국회의원 패널들을 초빙해 연령·지역별 지지율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역대 대선과 총선 결과를 대입해 이번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화면을 곁들인 앵커의 해설도 이어졌다.
오후 9시 정각 시작된 'KBS 뉴스9' 특집에서도 화려한 그래픽보다는 정치평론가 등의 입을 빌려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을 분석하는 데 신경 썼다. 개표 상황을 전달할 때도 후보들이 점잖게 팔짱을 낀 사진에 정당을 상징하는 색만 배경으로 입혀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비해 SBS TV는 화려한 그래픽의 향연이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전달할 때는 각 후보가 용과 말을 타고 서로 칼을 겨누는 등 영화 '글래디에이터'나 '반지의 제왕',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을 보는 듯한 박진감이 느껴졌다. '진정한 적자는 누구인가'(광주) 등 지역별 출구조사 결과를 전할 때마다 바뀌는 제목도 재미를 더했다.
개표방송 때는 후보마다 사전에 촬영해놓은 영상을 첨부했다. 앞서가는 후보는 '브이(V)'를 그리거나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고, 뒤처진 후보는 눈물을 흘리거나 손으로 부채질하는 동작을 하기도 했다. 시청자의 '투표인증샷'도 곁들였다.
MBC TV는 자체 선거결과 예측 시스템 '스페셜M'으로 '스피드'를 살렸다.
MBC는 개표가 0.1% 진행된 오후 9시 2분에 이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97%의 확률로 당선이 유력하다고 발표했다.
개표방송에서는 각 후보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패를 청와대 집무실에 내려놓는 그래픽을 연출해 재미를 더했고, 입담 좋은 방송인 서경석이 전문가 패널들과 실시간으로 표심을 분석하는 시간도 가졌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3사의 방송이 안정감을 찾았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초반에는 다소 정돈되지 못한 장면도 노출됐다.
출구조사에서 문 후보가 예상보다도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기록하자 예정됐던 패널들의 분석이나 심층 출구조사 결과 전달은 미루거나 취소하고 문 후보의 동선과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