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남자골프 '빅3' 제5의 메이저에서 격돌
12일 개막 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총출동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세계 남자 골프 '빅3'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다.
무대는 오는 12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펼쳐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그리고 3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모두 이 대회에 출전한다.
올해 들어 이들 '빅3'가 모두 출전한 대회는 지난 3월 델 매치 플레이 딱 한 번 뿐이다.
이들 '빅3'가 스트로크 방식 대회에서 대결하는 것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올해 들어 처음이라는 얘기다.
정상급 선수라면 빠지지 않는 멕시코 챔피언십에서는 데이가 출전하지 않아 '빅3' 대결이 무산됐고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때는 존슨이 다리를 다쳐 출전하지 못했다.
제네시스오픈에는 매킬로이가 빠졌고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엔 존슨이 결석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위상을 자랑하는 특급 대회다.
상금은 US오픈 다음이다. PGA챔피언십과 같고 마스터스와 디오픈보다 많다.
출전 선수 면면도 화려하다. 세계랭킹 25위 이내 선수 중에 토머스 피터스(벨기에)만 빼고 24명이 출전한다.
세계랭킹 1위 굳히기에 나선 존슨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큰 대회에서 맥을 추지 못하던 작년 이맘때 존슨이 아니다.
US오픈 제패 이후 특급 대회에서 우승컵을 쓸어담은 존슨은 소그래스 TPC마저 정복할 태세다. 부상 이후 복귀전이었던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완전히 회복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매킬로이는 결혼식을 올린 뒤 첫 출전이다. 지난달 24일 6억원을 들여 초호화 결혼식을 치른 매킬로이는 새로운 마음으로 대회에서 나선다.
데이는 사상 첫 대회 2연패를 노린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974년 첫 대회를 연 이후 아무도 2년 연속 우승을 해내지 못했다.
잭 니클라우스 혼자 3차례 우승했을 뿐 2차례 우승도 5명에게만 허용했다.
데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첫날 코스레코드(63타)를 세우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그만큼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조던 스피스(미국), 그리고 마스터스 챔피언이자 2008년 이 대회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15년 우승자 리키 파울러(미국)는 우승컵 탈환에 나서고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헨릭 스텐손(스웨덴), 애덤 스콧(호주) 등도 첫 우승을 바라보고 출사표를 냈다.
2011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최경주를 비롯해 김시우, 노승열, 강성훈도 출전한다.
해마다 수많은 선수의 탄식을 자아냈던 소그래스TPC의 17번홀의 드라마는 올해도 계속된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고작 137야드에 불과하지만, 연못 속에 섬처럼 자리잡은 솥뚜껑 그린으로 악명 높은 17번홀은 지난해 36개의 볼을 수장시켰다.
소그래스TPC는 또 12번홀(파4)을 17번홀 못지않은 '극장'으로 새로 꾸몄다.
358야드짜리 12번홀 티잉그라운드를 앞으로 옮겨 드라이버 한 방에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린 앞에 둔덕을 없애 볼이 굴러서 그린에 올라가는 데 지장이 없다.
다만 그린 왼쪽에 연못을 바짝 붙여놔서 조금이라도 샷이 감기면 공은 물에 빠진다. 오른쪽으로 밀리는 샷은 숲으로 들어간다.
보상과 징벌이 확실한 12번홀은 보는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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