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 中 잠수함 도입 '깜깜이' 계약…시민단체 소송 움직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군부가 중국산 잠수함 도입을 위한 계약을 비밀리에 진행하자 시민단체 등이 계약과정 등을 문제 삼아 소송에 나설 태세다.
8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헌법보호협회(APC)는 태국 해군 잠수함 조달위원회와 중국선박중공국제무역공사(CSOC)가 체결한 잠수한 공급 계약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권익 구제기관인 옴부즈맨사무소에 관련 절차를 중단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해군 잠수함 조달위원회를 주도하는 루어차이 루딧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5일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집단(船舶重工·CSIC)의 수출 자회사인 CSOC와 유안급 잠수함인 S26T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태국은 총 135억바트(약 4천400억원)를 들여 중국산 잠수함 3척을 구매할 계획이다. 해군은 계약 체결 후 잠수함 구매대금의 첫 분할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APC는 군부가 국민 반대를 무시한 것은 물론 감사 절차 등을 거른 채 계약을 강행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는 예산검토절차법과 헌법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예산 소요 사업의 경우 예산안 제출 후 60일 내에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각의가 지난해 11월 30일 예산안을 처리하고 의회가 지난달 18일 이를 승인해 4개월 이상 시차가 있는 만큼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APC는 덧붙였다.
스리수완 잔야 APC 사무국장은 "잠수함 조달 사업은 정부 간 거래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것은 물론 대중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줌폰 룸피까논 해군 대변인은 "해군은 검찰총장실의 법률적 지원으로 만들어진 규정집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다"며 "사업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시민단체의 취지는 이해한다. 우리도 국민의 비판과 감시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항변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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