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마크롱" 환호성 뒤덮인 파리 루브르 광장
"르펜 이긴 것만으로도 충분" 온몸으로 기쁨 만끽
마크롱 '엄지척'에 지지자 1천여명 춤추고 노래까지
(파리·서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권혜진 기자 =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인사를 위해 7일 밤(현지시간)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박물관 앞 광장은 마크롱의 이름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환호성으로 터져나갔다.
마크롱이 승리 연설을 하기로 예정된 이 장소에선 이날 오후 수상한 가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지지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모여들어 당선 확정 소식이 나오길 애타게 기다렸다.
루브르 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가 놓인 이 광장에 모인 인원은 언론인을 포함해 약 1천800명. 상당수는 마크롱이 창당한 정당 '앙마르슈'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가슴 졸이며 선거 결과를 기다리던 이들은 당선 확정 소식이 전달되자 "이겼다", "마크롱 대통령"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환호성은 부인 브리짓 트로뉴의 손을 잡고 무대에 선 마크롱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자신의 승리를 표현한 순간 정점에 달했다.
지지자들은 프랑스 삼색 국기를 휘날리며 열광했으며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이들의 모습이 중계되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부모를 따라 나온 어린아이들은 부모 어깨 위에 목말을 탄 채 덩달아 즐거워했다.
마크롱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 유권자들은 축하방식도 남달랐다.
이들은 DJ가 선곡한 미국 팝스타 리아나나 시아의 음악에 맞춰 노래 부르고 춤추며 지지 후보의 승리를 온몸으로 만끽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프랑스가 극우주의 후보를 선택하는 극단적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했다.
특히 부모를 따라 프랑스에 이민을 온 2세대들은 반 난민, 반 이슬람을 표방한 르펜을 저지한 데 반가움을 표했다.
광장에서 만난 압델 우킬(31)은 "르펜 득표율이 40%를 넘을까 걱정했는데 마크롱이 꺾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파비앙 콜로나(29)도 "위험할 수 있었다"면서 압도적 표차에 안도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통해 프랑스의 분열된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난 점을 지적하며 마크롱 당선인이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마크롱과 르펜 두 후보 사이에 선택해야 하는 이번 결선투표에서 기권 비율은 25%에 달했다.
실비 세메(58)는 "자신들을 대변하는 사람이 없다고 느낀 것"이라며 "사람들이 언제 물고 늘어질지 모르니 마크롱 당선인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당선인은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당선인사에서 국민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연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겠다, 분열에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뒤 프랑스인들이 "극단주의를 위해 다시 투표할 이유가 없도록" 국정을 운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패한 르펜 후보 측 지지자들도 한자리에 모여 34%의 득표율을 기반으로 주요 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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